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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오너리스크=신동빈’ 고리 끊나] ② 신동빈의 ‘New 롯데’, 지배구조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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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0. 03. 05. 06: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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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오너리스크의 핵심은 한국과 일본으로 나눠진 지배구조다. 롯데그룹은 일본롯데홀딩스와 한국롯데지주가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 정점에는 故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한국롯데지주 정점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롯데지주 또한 완전한 한국계라고 볼 순 없다. 롯데지주의 최대주주인 신동빈 회장도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을 갖고 있고, 일본롯데홀딩스가 100%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도 롯데지주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5년 형제의 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지적하고 나서면서 롯데그룹은 5년여간 인수합병(M&A)등으로 단순화시켰으나, 여전히 롯데지주의 정점에는 일본계 광윤사와 임원지주회가 자리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매출은 대부분 한국에서 나오는데, 이 매출의 배당과 수익은 모두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주주들로 넘어가는 셈이다. 앞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이 시작된 점도 같은 이유다. 복잡한 순환출자를 정리한 것은 맞지만, 일본계 기업이라는 연결고리는 끊지 못했다는 얘기다. 공정위는 물론 시장에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미완성’, ‘반쪽짜리’로 보는 이유다.

전문가들도 롯데그룹이 복잡한 순환출자를 푸는데는 성공했으나 완벽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5년여간 지배구조 단순화를 시켰지만, 형제와의 경영권 다툼으로 지배구조가 공개되면서 타의에 의한 ‘지배구조 개혁’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롯데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금융회사를 매각했으나 사실상 ‘제재 밖 회사’가 일부 보유하는 것으로 해결했고, 롯데그룹 전체를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못하면서 일부 기업들이 여전히 일본 주주들 손에 남아있다.

특히 일본롯데 지주사격인 광윤사에 대한 실체도 여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광윤사의 최대주주가 신동주 회장이라는 점, 일본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가 종업원지주회라는 점 등만 밝혀졌을 뿐이다. 롯데그룹처럼 총수일가가 해외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공시를 투명하게 하기 위한 공정거래법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아직 통과되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롯데그룹이 풀어야할 지배구조 문제는 신동빈 회장의 ‘자의에 의해’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를 상장시키려는 가장 큰 목적도 이와 같다. 상장시킴으로써 국내 주주들을 확보해 일본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시키면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는 물론 면세점 사업 불황으로 호텔롯데에 대한 평가도 절하돼 있지만 연내 상장을 목표로 서두를 수 밖에 없다.

4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 호텔롯데 상장을 목표로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만나 논의 중에 있다. 아직 주관사 선정은 하지 않았으나 호텔롯데의 상장을 연내로 하고 더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롯데그룹 내부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은 맞다”며 “글로벌IB들과 미팅을 하며 시기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롯데쇼핑의 적자로 점포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악재가 겹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호텔롯데의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한 가지다. 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한국에서 롯데그룹의 완전한 지주사 전환을 하기 위해서다. 일본 L투자회사가 100%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를 상장시켜야 국내 주주 및 기업들의 지분이 확보돼 일본 주주 지분을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호텔롯데의 시장 가치는 20조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절반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의 신뢰성 확보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호텔롯데의 가치가 절하된 상황에서라도 상장이 급선무라고 내부 관계자는 전했다.

호텔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는 일본 광윤사가 있다. 광윤사는 일본 종업원·임원지주회와 신동빈 회장, 신동주 회장과 친인척 등이 40% 지분을 보유 중인 곳이다.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회장이다. 광윤사가 28.1% 보유한 일본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는 종업원지주회(27.8%)다. 임원지주회 지분은 6%에 불과하다. 종업원지주회는 주식을 보유한 간부급 13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원이 아닌 지주회 이사장 1인만 의결권이 있다. 형제의 난 당시, 종업원지주회가 ‘캐스팅보드’역할을 했다. 종업원지주회가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당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격은 실패로 돌아갔었다. 하지만 여전히 광윤사와 임원 및 종업원지주회에 대한 실체는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호텔롯데 상장 이후에는 롯데지주와의 합병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현재 일본롯데홀딩스와 한국롯데지주로 나뉜 지배구조상, 호텔롯데와 롯데지주와의 합병으로 롯데그룹의 100% 지주사 전환 체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최근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또 송용덕 호텔&서비스 BU장(부회장)을 롯데지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황각규 부회장과 투톱 체계로 전환했다. 새로 선임된 송 부회장은 40여 년간 호텔롯데에 근무한 호텔전문가다. 그만큼 호텔롯데 상장을 이끌수 있는 전문 수장을 앉혀 연내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인 일본 임원 및 종업원 지주회와의 ‘정리’가 선행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신동빈, 신동주 형제간 경영권 분쟁보다 일본롯데홀딩스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하는게 우선시 돼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일본롯데 지배 하에 있는 계열회사(롯데물산, 롯데건설 등)의 지주회사 체제 내 편입 또한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신동빈 회장 또한 롯데지주에 대한 추가 지분 매입도 계속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본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회사들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롯데지주의 완전한 지주회사 체제가 성공할 수 있다.

신 회장 스스로도 지주사 전환이 여전히 미완이라는 점, 호텔롯데 상장으로 지주사 전환의 퍼즐을 100% 맞출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시기와 방법은 여전히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현재 롯데그룹이 보유한 계열사는 90여개지만, 롯데지주 소속은 60여개로 아직 롯데지주 체제 하에 속하지 못한 회사들을 지주에 편입시키기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이 필요하다”며 “호텔롯데 상장 이후 롯데지주가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거나, 롯데지주 산하에 호텔롯데를 두는 등 여러 방법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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