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호주 등과 복수국간협정 공조 착수
WTO 상소기구 위원 신속충원 필요성 강조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다보스에서 열린 WTO 비공식 통상장관회의 및 다보스포럼에서, 다수 국가들로부터 보호무역주의에 대응을 하기 위한 국제 공조와 다자무역체제 강화를 약속 받았다. 과거에도 국가간 자유무역주의 확산을 위한 공감대는 많았지만, 이번 다보스포럼 만큼 보호무역에 대한 성토가 들끓었던 적은 처음이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다보스포럼 폐막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무역 관행이 불공평하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본격적인 보호무역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이번 국가간 합종연횡은 불이 붙었다.
다보스에간 김 본부장은 동분서주하며 WTO 회원국들을 만났다. 그 중 캐나다·호주에는 향후 자유무역협정(FTA) 등 복수국간협정을 위한 구체적 공조에 착수할 것을 제안했다. 이미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관련 6개 관행에 대해 WTO 제소 절차를 진행 중인 캐나다는 우리 기업들이 겪고 있는 태양광·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해 공조방안을 긴밀히 협의하자고 손을 잡았다.
김 본부장은 또 분쟁해결시스템인 WTO 상소기구 위원 공석 사태에 대해서도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신속충원이 필요하다는 데 동조를 이끌어 냈다. 현재 상소기구 위원 7인 중 3인이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반대로 신규위원 선임 절차가 지연 중이다. 김 본부장은 “현재 WTO 규범을 위반한 조치에 대해서는 분쟁해결절차를 통해 시정해 갈 필요가 있다”며 “일명 WTO의 Crown Jewel(왕관의 보석, ‘가장 귀한 부분’을 의미)이라고 일컬어지는 분쟁해결 매커니즘을 강화해 규범 기반의 다자무역체제를 지속 발전시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유럽연합(EU)·호주·뉴질랜드·멕시코·브라질·콜롬비아·홍콩·파키스탄 등이 지지를 표명했다.
우리 정부가 국가간 연합전선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올해 더 기승을 부리고, 심지어 다른 국가에 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통상 강경기조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후 50%를 상회한 적 없는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러스트벨트 등 경쟁력이 약화된 제조업 기반 노동자와 산업계 목소리를 적극 수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더 큰 문제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미국에 그치지 않고, EU 및 일본 등 주요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있다. EU집행위는 지난달 20일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인정할 경우 발생할 저렴한 수입산 증가를 규제하기 위해 반덤핑 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무협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은 기업·정부·유관기관이 협력해 공동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필요시 WTO 분쟁해결절차를 활용하고 외교적으로 가능한 모든 채널을 활용해 우리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