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TV조선은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여간첩에게 독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은 13일 오전 9시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2명의 여성에게 독침을 맞고 살해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여성 2명은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용의자를 북한 여성 요원으로 보고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유력시됐던 김정남은 2001년 위조 여권을 갖고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된 사건 이후 권력에서 밀려나 마카오와 중국 등지를 옮겨가며 ‘자의 반 타의 반’의 해외생활을 해왔다. 2001년 5월 김정남은 아들 및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된 바 있다. 이 당시 김정남은 일본으로 입국하려 했던 이유에 대해 “도쿄(東京)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었다”고 말해 화제가 됐던 바 있다.
피살된 김정남은 김정일의 동거녀인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김정일은 성혜림과 정식으로 혼인한 사이는 아니었다. 성혜림은 이미 전 김일성종합대학 연구교수인 리평과 결혼해 리평과의 사이에서 딸까지 둔 유부녀였으나 김정일이 강제로 이혼시키고 성혜림과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일성은 이미 한 번 결혼한 적이 있던 성혜림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공식적인 김정일의 첫 아내는 홍일천이었으나 홍일천과의 사이에서는 자녀가 없었다. 이후 김정일은 김영숙과 재혼해 김설송·김춘송 등 두 딸을 낳았다. 김영숙이 사망한 이후 김정일은 북송 재일교포2세인 고영희를 부인으로 맞아들여 김정철·김정은·김여정 등 2남 1녀를 얻었다. 이 중 둘째인 김정은이 현재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우리 정부도 경위를 파악 중이며 김정남 피살 소식은 현지 공관을 통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즉각 보고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사건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