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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김병준 총리 카드’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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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6. 11. 02. 11:13

형식은 책임 총리, 사실상 거국 내각 전망...여야 협치 어떻게 이끌어 낼지가 '김병준 내각' 성패 달려...최순실 사태 국민 혼란 수습 정치력 발휘할지 '주목'
김병준 총리 내정자와 박근혜
새 국무총리로 내정된 김병준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 2004년 7월 한나라당 대표가 된 박근혜 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비선실세’ 국정개입 최순실씨 사태 수습을 위해 사실상 ‘거국 내각’에 가까운 내각 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지난 10월 30일 대통령 비서실 개편에 이어 내각의 수반인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을 전격 교체했다.

박 대통령은 일단 청와대 비서진 중에는 최재경 민정수석·배성례 홍보수석 등 핵심 2자리만 일단 교체하고 비서실장과 정책조정·정무 수석 등 후임 인선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의 내각 개편과 비서진 인선이 대상자들의 고사 또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요청에 따라 좀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박 대통령이 예상과 달리 청와대 참모진을 총괄하는 비서실장 보다 내각의 수반인 총리를 먼저 교체한 것은 비서실장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고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계적 조치로 보인다.

청와대가 일단 핵심 비서관인 민정·홍보 수석 비상체제로 가동하면서 대내외 경제 위기와 북한 안보 위협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격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내각을 전면 일신하지 않고서는 국민적 혼란을 수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내각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김병준 총리 카드는 이미 새누리당 쪽에서 강력하게 건의를 한 상태였으며 박 대통령도 내심 김 총리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박 대통령이 장관 추천 인사권을 전적으로 부여한 책임형 총리 형태지만 사실상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교육부총리를 지낸 김병준 총리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실질적으로는 거국내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내각 인선 발표를 하면서 김 총리 내정자의 추천을 받아 박승주 새 국민안전처 장관을 내정했다고 밝힘으로써 사실상 김 총리 내정자가 책임형 총리로서 전권을 부임 받아 앞으로 내각을 이끌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김 총리가 합리적이고 점진적인 개혁론자로 정평이 나 있지만 야당인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야당 내에서 조차도 전폭적인 지지와 의견 일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갈등 양상을 겪었다는 점에서 총리 인준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순실씨 사태로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총리 내정자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국민 혼란을 어느 정도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 여야 정치권이 각자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김 총리 내정자에 대한 찬·반 갈등이 격화될 수도 있어 김 총리 내정자가 앞으로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어떻게 ‘국정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국정 수습에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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