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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청와대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여론의 추이를 봐 가면서 국정 공백을 고려해 다음주부터는 부분적이고 순차적인 국정 쇄신을 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황교안 국무총리가 27일 최순실씨 사태와 관련해 예정에 없던 긴급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어 검찰 수사를 통한 한 점 의혹없는 진상규명 의지와 함께 공직 기강을 강조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좀더 심사숙고를 거쳐 후속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또 북핵과 북한 위협에 따른 안보 위기와 함께 산업·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이나 개편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은 독일에 있는 최순실씨가 얼마나 빨리 귀국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검찰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느냐에 따라서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 개편의 속도와 시기, 폭이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최순실씨 사태와 관련해 전격적인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과 지방자치 박람회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도 시급한 민생·경제·안보 현안 해결을 위한 국정 행보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순실씨 사태는 일단 검찰의 수사 상황을 봐 가면서 국정과는 별개로 차근차근 풀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안보 위기 속에서 마냥 최씨 사태에만 국정이 함몰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최씨 사태가 불거진 이후 취임 처음으로 일간 지지율이 10%대로 급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나와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청와대 참모진 거취 문제와 관련해 “일단 현재 상황에서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으며 여당으로부터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요구한다는 통보를 받아 제가 전달했다”면서 “대통령께서 나름대로 충분히 판단해 곧바로 조치를 하지 않을까 저희들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지금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이기 때문에 청와대 참모들이 중심을 잡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빨리 결정하기는 어려운 문제”라면서 “후임자 인선과 앞으로의 정국 운영 방향을 먼저 고민해보고 결정을 내린다면 다음 주 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야권에서 요구하는 거국 중립내각 제안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청와대 한 참모는 “황 총리는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다소 비켜 있는 입장 아니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최씨 사태 수습 의지가 강력한 만큼 청와대 참모진은 박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