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씨는 “아직 이용권을 쓰지 않은 상황이라 해지할 순 있지만 멜론 포인트로 환불을 받은 후 통장 사본을 찍어서 보내야 현금으로 되돌려준다고 했다. 이용권 구매는 터치 한번이면 간편하게 되는데 환불은 이렇게 복잡한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멜론이 이용권 정기결제를 지속하기 위한 ‘꼼수’로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용권 결제일을 만료일 하루 전으로 앞당겨 뒀기 때문이다. 이용권 종료에 맞춰 서비스를 해지하면 이미 다음달 요금이 결제돼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한달 더 사용하거나, 환불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정기결제를 미리 해지했더라도 ‘자동연장’ 배너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점도 불만을 샀다. 대학생 박태준씨(26·가명)는 “이용권 만료를 앞두고부터 노래를 들을 때 지속적으로 배너가 노출됐다. 실수로 눌렀는데 결제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로엔 관계자는 “이용자마다 사용 환경에 달라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문제를 겪은 이용자가 고객 센터에 문의하면 해결해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결제는 순식간이지만 환불은 일주일가량 소요된다. 자동결제된 이용권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라면 고객센터에 문의해 멜론캐시로 환불받을 수 있다. 멜론캐시를 다시 현금으로 받으려면 통장사본을 찍어서 제출해야 된다.
멜론은 △무제한다운·듣기 △MP3 다운·무제한듣기 △무제한듣기 △MP3 다운 등의 정기 이용권을 판매 중이다. 음원 파일을 다운받지 않고 듣기만 하는 ‘스트리밍클럽’에 가입했다면 할인특가로 가입했더라도 5900원을 매달 낸다. 박씨는 “이용자 입장에선 적지 않은 금액인데 자동결제되도록 설정해둔 것은 이용권만 팔면 된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멜론은 지난해 기준 유료가입자 360만명을 보유한 음원업계 대표 서비스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멜론의 점유율은 57%대다. KT ‘지니’와 NHN엔터테인먼트 ‘벅스’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단순한 음원 서비스 제공이 아닌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카카오와 멜론 아이디 연동을 통한 시너지도 기대를 모은다.
멜론 역시 이용자들이 겪는 불편을 인식하고 있다. 멜론 관계자는 “제공되는 서비스가 많아 모바일이 조금 무거운 편”이라며 “탈퇴 기능을 모바일에 탑재하면 불편이 발생할 수 있어 PC에서만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에서도 탈퇴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벅스·지니 역시 이용권 결제는 모바일 환경에서 처리할 수 있지만 탈퇴·이용권변경 및 해지신청은 PC에서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