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전국에 내진 대상 건축물 153만5000동 중 33.5%인 51만5000동 만이 내진설계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축법에서 내진대상 건축물은 3층이상이나 연면적 500㎡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해당 건축물은 진도 6.0~ 6.5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의무다. 건물중요도에 따라 내진 설계 강도는 달라진다.
김경환 국토부 차관은 “고속철도·공항 등 사회간접시설은 진도 6.5, 일반건축물은 대부분 6.0까지 견디도록 내진설계가 돼있다”고 말했다.
내진대상 공동주택 36만989동 중 47.4%인 17만1172동만이 내진성능을 확보했다.
수도 서울도 지진대비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내진성능 확보비율은 27.2%에 불과했다. 내진설계 대상건축물은 29만6039동인데 내진성능이 확보된 건물은 8만507동에 그쳤다.
특히 단독주택의 내진확보 비율은 11.7%로 공동주택보다 현저히 낮았다.
아파트값 비싸기로 유명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주택 내진확보율은 절반이 안됐다. 구별 공동주택 내진확보율은 △강남 38.6% △서초 45.7% △송파 44.7%로 나타났다.
이처럼 건축물의 내진확보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건축법상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이 법개정으로 확대되면서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건축물 내진설계는 1978년 충남 홍성에서 진도 5.0 지진이 발생한 10년 뒤인 1988년 처음 도입됐다. 당시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 기준은 6층 이상이나 면적 10만㎡이상이었다. 이후 2005년 3층 이상 또는 면적 1000㎡까지 내진설계 건축물 대상이 강화됐다.
법이 개정되면서 개정전 내진설계를 하지않아도 되는 건축물이 포함되면서 내진율이 떨어졌다는게 국토부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국토부가 얼마전 내진설계 의무대상을 현행 3층 이상에서 2층 이상 건축물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내진율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토부가 내놓은 개정안에는 기존건축물을 내진보강할 경우 건폐율·용적률·높이기준 등을 완화해주겠다는 대책만 담겨져 있고 내진보강비용 지원 등의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이와 관련해 “기존건축물 내진설계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공인중개사들이 설명할 수 있도록하는 장치를 만들고 내진성능 보강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최병정 한국지진공학회 부회장은 “내진설계 규정 도입 전 지어진 건축물은 지진대비에 초보적인 단계로 (안전점검) 등을 중점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