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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찬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프랑스 대표 장-샤를 발라동을 상대로 세트점수 7-3 (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우승, 금메달을 사냥했다. 장혜진에 이어 리우올림픽 2번째 2관왕이다. 발라동이 은메달을, 구본찬과 4강에서 맞붙었던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구본찬의 금메달이 추가되면서 한국 양궁은 올림픽 사상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던 전 종목 석권이란 새 역사를 작성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12년 런던 대회 등에서 금메달 3개씩을 확보했지만 전종목을 석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년 전 런던에서 활약한 오진혁이 유일한 남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였을 정도로 이 종목은 유독 금메달 가뭄을 겪었다. 앞서 세계랭킹 1위 김우진과 남자 양궁 대표팀 막내 이승윤이 탈락하면서 개인전에 또다시 그늘이 드리웠지만 구본찬은 이런 역경을 헤치고 차분히 활시위를 당겨 이 종목의 2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구본찬은 결승 1세트에서 30점 만점을 명중하며 ‘10점의 사나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구본찬의 자신감은 2세트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발라동이 실수하는 틈을 타 차분히 활시위를 당기며 2세트마저 가져왔다.
초반 2세트를 가져오며 금메달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구본찬은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3세트를 치렀다. 무승부로 기록된 이 세트 때문에 승부는 4세트로 이어졌다. 발라동은 4세트를 승리하며 5세트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끝내 그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발라동이 8점을 잇따라 쏘는 사이 구본찬은 2번째 화살을 10점 과녁에 명중시키며 ‘금메달 사냥’을 예고했다.
앞서 구본찬은 8강과 4강전 모두 슛오프(여러 선수의 성적이 동점으로 끝났을 때, 우승자를 가리기 위해 추가로 총이나 활을 쏘는 것)를 통해 승부를 봤다. 그만큼 치열한 과정을 통해 결승에 진출하면서 되레 여유와 자신감을 회복했다.
1993년생으로 올해 23세인 구본찬은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과감한 플레이로 금메달을 획득, 한국 양궁의 올림픽 전종목 석권을 마지막 페이지와 남자 양궁의 2관왕 계보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