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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거 ‘이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먼저 1926년 이날,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출발해 현해탄을 건너 부관연락선에 타고 있던 남녀 한쌍이 물에 빠졌습니다. 선장은 즉시 배를 멈췄고,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종적을 찾을 수 없었는데요. 승객 명부에는 김수산, 윤수선이라고 적혀 있던 두 사람. 가명으로 배에 탑승한 윤심덕과 김우진이었습니다. 그들의 나이는 30세였죠.
윤심덕은 풍부한 성량과 당당한 용모까지 갖춘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소프라노였습니다. 일본에서 정통으로 성악을 공부했지만 순수 성악만으로 생계와 품위를 유지하기에는 우리의 문화적 토양이 너무 척박했습니다. 돈 많은 남성들이 불나방처럼 달려들고 그녀의 활달하고 대범한 행동으로 인해 오해에서 비롯된 스캔들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김우진은 호남 대지주의 아들로 이미 결혼까지 해 자식도 있는 몸이었지만 도쿄 유학시절 윤심덕과 사랑을 맹세했던 와세다대 출신의 엘리트였습니다. 그러나 윤심덕의 수많은 스캔들과 예술가로서의 그의 삶을 인정해주지 않는 아버지로 인한 스트레스로 윤심덕과의 관계도 어긋났는데요.
윤심덕은 이별의 충격을 잊기 위해 1년여 동안 만주를 유랑한 뒤 도쿄로 건너갔고, 김우진도 소리 없이 목포의 집을 나와 도쿄로 향했습니다. 도쿄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상처가 거의 아물 때쯤, 윤심덕은 오사카에서 24곡의 노래를 취입합니다. 이바노비치 곡 ‘도나우강의 잔물결’에 자신이 직접 가사를 붙인 ‘사(死)의 찬미’도 그중의 하나였죠.
그리고 보름 뒤인 이날, 일본에서 부산으로 오는 중에 그들은 현해탄에 몸을 던져 동반자살을 했습니다. 시신이 발겨되지 않아 두 사람이 살아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1914년, 사라예보 사건(6월 28일)은 문명세계 유럽을 죽음과 파멸로 몰아 넣었습니다. 1914년 이날, 독일이 프랑스에 선전포고를 하고, 영국도 같은 날 독일에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연쇄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가장 평화로운 한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유럽이 전화(戰禍) 속으로 휘말려든것이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큰 형님 독일을 과신하고 세르비아를 침공했지만 세르비아 뒤에는 동방의 거의 러시아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 역시 러시아와의 ‘3국협상’으로 전쟁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1차대전은 19세기까지의 낭만적인 전쟁 모습을 완전히 바꿔버렸는데요. 기동전이 참호전으로 바뀌면서 4개월이면 족할 줄 알았던 전쟁은 4년으로 늘어났고, 신무기와 독가스는 9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한편 1999년 이날은 독일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환자가 발생, 비상이 걸렸습니다. ‘올라프 우’라고만 알려진 이 독일인은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 스위스에어편으로 베를린에 도착했으며, 눈과 귀에 피를 흘리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세를 보여 방역당국에 의해 격리 수용됐는데요.
에볼라는 치사율이 80%에 이르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그동안 주로 아프리카에서 감염 환자가 발생했을 뿐, 유럽에서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제까지 1만1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에볼라 바이러스가 다행히도 2015년 5월 9일 에볼라 종식 선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