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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쯔강 여객선 침몰, 선장·기관장 초기 탈출…중국판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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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현 기자

승인 : 2015. 06. 02. 16:34

1일 밤 중국 양쯔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사고는 승선 규모나 배 안에 승객을 놔두고 선장 먼저 먼저 구조된 상황 등에서 여러모로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한다.

2일 AP·AFP통신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양쯔강에서 전복된 선박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에는 승객 406명과 여행사 직원 5명, 승무원 47명 등 총 458명이 타고 있었다.

지난해 4월 16일 전남 진도군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에는 승객과 승무원 476명이 탑승했다.

호화유람선 둥팡즈싱에 탄 승객은 대부분 50∼80대의 장년층과 노인이라고 중국 관영 CCTV는 전했다. 승객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가던 나이어린 학생들이었던 세월호와는 반대되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 때는 선장을 비롯한 일부 승무원의 무책임한 대응과 당국의 일사불란한 구조 실패로 어린 학생들을 비롯해 304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이번 둥팡즈싱 사고에서도 신속하고 체계적인 구조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세월호에 버금가는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둥팡즈싱 승객 대부분이 뒤집힌 배 안에 갇혀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일찌감치 구조된 극소수에 선장과 기관장이 포함된 것도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중국 관영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 신문 등에 따르면 둥팡즈싱 선장은 사고 발생 직후 선원들과 함께 헤엄을 쳐 뭍으로 올라왔다.

선장은 갑작스러운 회오리바람을 만나 유람선이 뒤집혔다고 중국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사고 상황이 정확히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선장과 승무원들이 승객 대피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기울이지 않은 채 사고를 인지하고 제 목숨부터 구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더구나 둥팡즈싱이 2분 만에 가라앉았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사고 상황과 대피 요령 등을 고지하는 선내 방송이 아예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

세월호 사고 당시 이준석 선장은 승객과 선원에 대한 퇴선 명령도 없이 먼저 탈출한 혐의로 살인죄가 인정돼 항소심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받고 상고한 상태다.

무리한 증개축과 과적 등이 주요 사고원인으로 꼽혀온 세월호와는 달리 둥팡즈싱이 과적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고 AP는 전했다. 이에 따라 구조작업이 마무리되면 선장과 승무원이 적절히 대응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사고경위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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