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중 양쯔강 사고는 예고된 인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50602010001560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기자

승인 : 2015. 06. 02. 15:59

도저히 배를 띄워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출항
무려 400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중국 양쯔(揚子)강에서의 유람선 침몰 사고는 철저한 인재인 것이 확실해 보인다. 승객들의 안전에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양쯔강
400여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양쯔강의 여객선 침몰 현장. 강물 위에 여객선과 구조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제공=후베이르바오(湖北日報).
이런 단정은 중국 언론과 현지에서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는 관계자들의 2일 전언을 종합하면 결코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폭우가 내리고 강풍이 몰아친 현지 날씨를 감안하면 정말 그렇다고 해도 좋다. 출항을 포기했어야 했으나 여객선 선사와 승무원들은 이런 현실을 완전히 외면했다. 설마 하고 출항을 해 천추의 한을 남겼다. 이에 대해 김진욱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한국 총영사관의 부총영사는 “당시 회오리 바람이 불었을 정도로 일기가 대단히 나빴다. 주민들이 이런 날씨에는 배를 띄워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여객선 선사는 배를 띄워 화를 자초했다.”면서 이번 사고가 전형적인 인재의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선장을 비롯한 일부 선원이 수영을 해서 생명을 구한 것도 이번 사고가 인재일 가능성을 말해준다. 사고가 나더라도 본인들은 최악의 경우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미리 대비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 승객의 대부분이 노인들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여객선 선사와 선원들의 행태는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객선 선사는 출항에 앞서 안전 점검, 인원 파악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2일 오후까지 정확한 승선 인원, 탑승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일부 중국인들이 이번 사고가 중국판 세월호 사고라는 말을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보인다.
사고 선박이 수 년 동안 전혀 안전과 관련한 검사를 받지 않은 것도 이번 참사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사고는 이미 예정돼 있었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다.

중국은 안전사고 대국으로 유명하다. 이번 사고와 비슷한 참사들이 해마다 많이 일어난다. 정부 당국이 안전사고 대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하지만 확실한 인재인 이번 사고를 보면 이런 노력이 빛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홍순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