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근시 유병률 노인보다 높아
30일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2008~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12~18세 청소년 중 근시(-0.75 디옵터 이상)와 고도근시(-6 디옵터 이상) 유병률이 각각 80.4%, 12%에 달했다.
이는 60대 노인의 근시 유병률(18.5%) 보다 4.35배, 고도근시 유병률(1.5%) 보다 7.8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청소년 근시 환자의 약 70%가 중등도, 고도 근시 환자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학회측은 설명했다.
무엇보다 초등학생의 근시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의 유병률 현황 조사에 따르면 1970년대 초등학생의 근시 유병률은 8~15%였지만 1980년대 23%, 1990년대 38%, 2000년대 46.2% 등으로 40년 전 대비 근시 유병률이 약 5.8배 증가했다.
◇ 근시…심하면 시력 잃을수도
근시는 물체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혀 먼 거리에 있는 물체를 보기 어렵다. 안과에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 안경 등으로 교정하려는 경향이 크다.
문제는 근시 증상을 방치할 경우 원뿔형으로 각막이 앞으로 돌출하는 원추각막이나 방막박리·날파리증·황반변성 등 각종 망막질환, 백내장·녹내장 등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조기·적기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 학습·생활환경 변화가 근시 불러
이처럼 청소년층의 근시 유병률이 급증한 것은 생활 및 학습환경 변화에 따른 요인이 크다는 것이 학회측의 진단이다.
영유아기 스마트폰 노출 연령이 평균 2.3세에 불과할 만큼 일찍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눈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학회는 이런 추세라면 10년 후 우리나라 청소년 근시 유병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들은 인터넷은 하루 1시간, 스마트폰은 2.6시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에서 권장하는 하루 스마트폰 1시간 미만 사용 비율은 7.7%에 불과했다.
진희승 기획이사는 “근시는 수술이나 약물치료로 좋아지기 어려워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청소년들의 학습 매체가 책에서 PC,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면서 눈의 피로도를 높여 근시 유병률이 급증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근시 예방은 이렇게
청소년 근시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1시간 이상 반드시 야외활동을 하고, 스마트폰은 하루 1시간 이하로 사용하는 게 좋다. 또 취침시 반드시 소등하고, 밤 12시 이전에 자고 6시간 이상 숙면하는 것이 필요하며 1년에 한번씩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
김만수 이사장은 “근시는 향후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는 안과 질환라는 점을 인식하고 예방적 차원에서 사회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