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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횡성여행...한우만 생각한다면 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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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기자

승인 : 2014. 09. 25. 06:02

안흥찐빵에 장날 풍경은 기본 숲체원 등 둘러볼 곳도 지천
한우3
대한민국 한우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횡성한우. 횡성축협 생축장의 방목장에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예전의 횡성은 서울에서 강릉으로 갈 때 딱 중간이었다.

동대문 밖에서 제일 큰 시장이라고 알려진 횡성장은 푸근한 인심으로 이들을 맞았다. 뜨거운 국물이 진국인 국밥과 한우곰탕은 물론 안흥찐빵을 내밀었다.

지금은 세월 앞에 장사 없듯 슈퍼마켓이 기능을 대신하지만 아직도 한우와 찐빵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한우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횡성, 큰 장이 서면 큰 인심이 난다는 그곳이 횡성이다.
명량이
횡성축협 생축장에서 가장 우수한 소로 꼽힌 ‘명량이’. 일반 소들에 비해 체구가 큰 게 특징이다.
◇대한민국 대표선수 ‘횡성한우’

‘횡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한우다.

인구(4만5000명)보다 소(5만마리)가 더 많은 탓도 있지만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한우의 자존심을 오롯이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횡성군 서원면 창촌리에 있는 횡성축협 생축장은 명품 횡성한우의 산실이다.

종모우(숫소)와 종빈우(암소)들이 350여 마리나 있다. 이놈들이 횡성한우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그중에서도 대표 소는 ‘명량’으로 횡성 한우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소다.

일반 소들에 비해 전체적으로 체구가 크고 도체중과 등심단면적, 근내지방도 등이 우수해 이놈을 통해 종모정액을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지난해 횡성한우 20마리를 출하해 비교해본 결과 1등급 이상이 100%로 1+가 75% 1++가 25%나 나와 다른 지역 1등급 이상 80%보다 월등히 우수했다. 또 거세우 체중도 전국 평균 412kg인데 반해 횡성한우는 440kg이 나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동안 횡성축협에서는 가장 우수한 혈통과 유전형질을 갖춘 씨수소인 종모우를 발굴하는데 30억원의 연구비를 쏟아 부었고, 사육중인 종빈우 또한 수년간 육질 최고등급(1++)을 받은 도축 소들의 내력을 추적해 2만5000마리 중 15마리를 가려낸 암소들이다.

한우2
방목장에 있는 소들이 인기척을 느끼자 여물을 주는 줄 알고 몰려들고 있다.
어디 내놔도 대한민국 명품한우의 혈통을 잇는 종모우와 종빈우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횡성한우의 근간을 지키고 있다.

횡성한우는 지난 추석 때 1500여마리나 도축됐을 만큼 찾는 이가 많다.

김병혁 횡성군 한우축제 계장은 “횡성지역에선 연평균 5000~6000마리의 명품한우(거세우)와 암소, 비거세우 1000여마리가 출하되고 있다”며 “한우판매 실적만 500억원대 이상을 기록하는 등 한우사육은 횡성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횡성한우의 특질은 지형적인 영향도 있다.

횡성은 동쪽의 치악산과 남쪽의 백운산이 남한강과 섬강 줄기를 포근히 감싸는 분지지형으로 기온차가 심해 일교차가 뚜렷하다.

한우 사육지역도 해발 100~800m에 걸쳐 표고차가 고루 분포하는데다 목초, 산야초가 풍부하고 볏짚구입도 쉬워 질 좋은 한우를 생산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곳 거세우는 살코기 사이에 적당량 배치된 마블링과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의 함량 또한 높다.

살짝 구운고기를 맛보면 단맛이 감도는 육즙이 입안에서 느껴질 정도로 특유의 식감이 살아난다.

안흥찐빵
횡성군 안흥면의 대표 브랜드인 안흥찐빵. 찬바람 불면 찾게 되는 지역 특산품이다.
◇찬바람 불면 ‘안흥찐빵’

횡성군 안흥면은 찬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안흥찐빵의 본고장이다.

막걸리로 발효하고 손으로 빚어 찰지고 구수한 맛이 일품인 안흥찐빵은 손쉽게 사먹을 수 있어 출출하면 찾았던 맛이다.

안흥찐빵은 5시간 이상 푹 삶은 팥소를 준비하면서 시작된다. 막걸리와 계란 등으로 밀가루를 반죽해 1차로 숙성시킨 후 손으로 빚은 빵을 다시 2차로 숙성시킨다.

따뜻한 온돌방에서 노랗게 숙성된 빵은 가마솥에서 15분간 쪄내면 끝이다.

안흥은 과거 영동선의 휴게소 구실을 해 찐빵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갈 때 중간지점이 이곳이다. 아침에 서울을 출발한 버스가 안흥에서 쉬는 동안 점심을 먹고 다시 강릉으로 향했다. 이때 안흥찐빵이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동고속도로가 강릉까지 뚫리는 1974년까지 인기는 계속됐지만 이후 국도를 지나지 않는 차들로 침체기를 맞았다.

안흥면소재지에 있는 면사무소앞안흥찐빵(033-344-1116)은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의 대표 찐빵집이다. 남옥윤 대표(65)는 “1990년대 초 안흥찐빵이 많이 팔리던 시절에는 연중무휴로 직원 수가 25명이나 됐지만 지금은 5명으로 줄었고 하루는 쉰다”면서 “안흥찐빵이 잘 된다는 소문에 가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내는 통에 이젠 식상해져 잘 안팔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흥찐빵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강원도를 오갈 때 꼭 들러서 맛을 볼만큼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숲체원2
숲체원을 찾은 한 탐방객이 통나무다리를 건너며 나뭇잎을 만져보고 있다.
◇숲체원에서 숲체험해볼까

강원도 횡성으로 가다보면 국도변으로 가을꽃인 코스모스가 줄을 잇는다.

바람에 하늘거리며 운치를 더하는데 군데군데 코스모스밭이 꾸며져 마치 횡성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돼버렸다.

이런 친환경적인 횡성은 힐링 명소 또한 의외로 많다.

태기산(1261m)과 어답산(789m)을 중심으로 병지방계곡, 대산계곡, 부곡계곡 등이 이름나 있고 섬강과 횡성댐 등도 둘러보기에 좋다. 횡성자연휴양림과 청태산자연휴양림은 횡성을 대표하는 휴양림 시설이다.

둔내면 삽교리에 있는 숲체원은 자작나무숲이 유난히 아름다운 곳으로 가을에 잘 어울린다.

‘숲체험 전문 연수시설’로 만들어진 숲체원은 해발 920m 정상까지 연결된 1km 길이의 데크로드가 압권이다. 휠체어를 밀고 올라갈 수 있도록 12분의 1 기울기로 완만한 경사로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50여종의 다양한 양치식물과 속새 군락을 관찰할 수 있는 ‘고사리원’과 자작나무, 잣나무 숲 등 오솔길을 거닐 수 있는 ‘숲탐방로’, 숲 속 산책로인 ‘테라피코스’ 등이 조성돼 있다.
특히 청각, 시각, 후각 등 체험을 통해 정신적 신체적 치유를 할 수 있는 ‘오감체험장’도 설치돼 있다.

숲체원에는 친환경 유럽풍의 건축양식을 도입한 52객실의 숙박시설이 있는데 총 29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2인실 4개, 5인실 34개, 8인실 14개가 있고, 숲은?전시관과 숲속휴게소, 숲치유센터 등이 있어 숲체험하기에 그만이다.

숲체원(www.soopchewon.or.kr)은 1일 탐방객 수를 7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한 후 방문예약을 해야 한다. 1인 10명까지 가능하다.

숙박시설을 포함해 취사가 금지되고 음식물 반입도 안 된다. 수건, 에어컨, TV 등도 일절 없다. (033-340-6300)

더덕밥
더덕불고기
더덕육회
횡성의 특산물인 더덕을 이용한 ‘더덕 3총사’. 위로부터 더덕밥, 더덕불고기, 더덕육회.
◇여행메모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횡성 IC나 연동고속도로 새말IC, 둔내IC로 진출하면 된다. 원주IC를 나와 5번 국도를 따라가거나 서울~양평 6번국도를 이용해도 된다.

△둘러볼 곳= 횡성 우시장은 비육우만 취급하는 곳으로 1, 6일 개장한다.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송아지 경매장은 2, 22일 이뤄진다. 둔내장은 5, 10일이 장날이고 고랭지채소, 임산물 등이 나온다. 안흥장은 3, 8일이 장날로 각종 농산물 등이 나온다. 횡성5일장은 1, 6일이 장날이다.

횡성한우
횡성을 대표하는 횡성한우.
△먹거리= 횡성축협에서 내놓는 횡성한우는 횡성축협한우프라자 횡성본점(033-343-9908), 우천점(033-345-6160), 새말점(033-342-6680), 둔내점(033-345-8888)에서 판매한다. 더덕 산지로 유명해 횡성읍 곡교리에 있는 박현자네 더덕밥(033-344-1116)에 가면 더덕정식(1만~2만원)을 맛나게 내준다. 횡성읍 옥동리에 있는 장가네막국수(033-343-8377)는 감칠맛 나는 막국수로 이름나 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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