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여행]충남 서천에서 ‘바오밥나무’를 만나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41015010008332

글자크기

닫기

양승진 기자

승인 : 2014. 10. 16. 06:00

국립생태원-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생태여행 코스로 그만
마량포구-신성리 갈대밭-한산소곡주 등 만나면 가을에 '푹'
요즘 하늘색은 푸른 물감을 칠한 듯 군더더기 하나 없다. 손으로 쥐어짜면 마치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듯하다. 이럴 땐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 등 떼밀어 밖으로 나가고픈 계절이다.

충남 서천은 서해와 금강이 만나 제법 그림 같은 풍광을 만들어낸다. 일출·일몰을 볼 수 있는 마량포구도 그렇고 ‘갈대의 순정’을 얘기하는 신성리 갈대밭도 그만이다. 여기에 한 자리에서 세계 곳곳의 생태와 바다생물까지 만날 수 있다면 가 보기만 해도 이미 본전은 뽑은 셈이다.

지구촌 생태계와 깊어가는 가을을 만날 수 있는 충남 서천으로 가보자.
/서천=글·사진 양승진 기자 ysyang@asiatoday.co.kr

바오밥나무
국립생태원 지중해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를 관람하고 있다.
◇한자리서 만나는 세계 생태여행-국립생태원

금강하구둑 인근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은 하루를 투자하면 세계 곳곳의 생태를 모두 둘러볼 수 있어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꼭 둘러봐야할 곳이다.

축구장 90여개 크기인 약 100만㎡(30만평) 규모의 국립생태원은 우리나라 숲과 습지는 물론 기후대별 다양한 생태계까지 살아있는 4500여종의 동·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생태원은 금구리구역, 하다람구역, 에코리움구역, 나저어구역, 그리고 연구와 서비스 등에 필요한 시설인 연구교육구역으로 나뉜다.

뿌리
사라져가는 열대 우림을 재현한 국립생태원 열대관에서 관람객들이 숨 쉬는 식물뿌리 아래를 지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에코리움(Ecorium)’으로 열대, 온대, 지중해, 극지, 사막 등 세계 5대 기후대 바이옴을 재현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온실과 상설전시관, 4D영상관, 에커랩 등이 있다.

먼저 동물사 13개소, 수족관 20개소로 구성돼 있는 열대관에서는 나일악어, 버마구렁이, 파라루크, 아구아나 등 열대우림지역에 서식하는 양서·파충류 20종 100여 개체, 어류 131종 6000여 개체와 고무나무 등 775종 3030여 개체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사막관에서는 대륙별 다양한 사막의 특징을 관찰할 수 있고, 다채로운 모양의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물론 목도리도마뱀, 방울뱀 등도 만날 수 있다.

방문자센터에서 본
국립생태원 방문자센터에서 본 에코리움. 노란 국화가 늘어서 가을정취가 물씬 풍긴다.
지중해관은 소설 어린왕자를 통해 잘 알려진 바오밥나무와 식충식물, 호랑이도룡뇽, 덤피나무개구리 등을 볼 수 있다.

극지관은 남극에서 북극까지 극지기후를 체험하는 코스로 남극 펭귄마을에서는 전투펭귄 6개체와 친스트랩펭귄 5개체를 만나고 이외에 쇄빙선 아라온호도 체험할 수 있다.

온대관은 실제 제주도를 옮겨 놓은 듯 곶자왈 등을 재현했다. 제주도룡뇽, 살모사 등과 말똥가리. 참매 등 맹금류는 물론 수달 서식처도 조성해 놓았다.

출렁다리
국립생태원 열대관에서 전망대로 가는 길에 있는 출렁다리.
에코리움을 나서면 어마어마한 크기의 ‘놀이터’가 반긴다. 나무 미끄럼틀, 개구리 혀 미끄럼틀, 무당벌레, 버섯 그늘 등 눈의 휘둥그레질 정도로 다양한 동물 모양의 놀이시설들이 아이들의 발길을 놓아주지 않는다. 커다란 나무 둘레를 걷다가 미끄러져 내려가는 놀이기구, 계곡물처럼 흐르다가 하늘로 솟구치는 물놀이터도 인기 만점이다.

또 야외에는 우리나라의 식생을 찾아볼 수 있는 ‘한반도숲’, 습지 식생을 재현해 놓은 습지생태원, 사슴들이 자유롭게 뛰노는 사슴생태원(고대륙구역) 등 하루 종일 살펴봐도 시간이 아깝지 않다.

극지식물
국립생태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야외에 있는 고산생태원을 돌아보고 있다. 멀리 보이는 흰 건물이 에코리움이다.
윤재진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협력지사장은 “국립생태원을 중심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서천의 생태자원을 중부권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개원한 국립생태원의 9월 누계 관람객이 77만명에 달할 정도로 초반부터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소인 3000원. 국립생태원에서는 세미나, 워크숍 등 각종 회의를 할 수 있는 연수시설과 숙박시설(6인실 14개, 10인실 16개)을 갖추고 있다. 이용은 홈페이지(www.ecoplex.go.kr)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국립생태원(041-950-5300)

고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1전시실 어류&포유류관에서 거대한 고래 골격 표본을 관람하고 있다.
◇차원이 다른 해양생물과의 만남-국립해양생물자원관

장항송림산림욕장과 갯벌, 장항항을 끼고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또 하나의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해양생물자원의 종합적 관리와 생물주권 확립을 위해 건립된 국립시설로 4554종 40만6250점의 해양생물자원을 소장하고 있다.

지난 5월28일 임시 개관했지만 2015년 정식개장 전까지 화, 목, 토만 운영되고 무료입장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들어서면 한가운데 원통형 구조물 안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사각형의 상자들이 보인다. 언뜻 보면 화분들처럼 보이지만 이 구조물은 5200여 종의 우리나라 바다생물 표본을 모아 놓은 ‘씨드뱅크’다. 보존을 위해 직접 출입은 불가능하지만 구조물 밖에서 터치스크린으로 내부의 표본들을 볼 수 있는 시설이다.

상징탑
5200여 종의 우리나라 바다생물 표본을 모아 놓은 ‘씨드뱅크’.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1전시실은 해양생물의 다양성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모태의 바다, 해조류, 플랑크톤, 무척추동물, 척삭동물, 어류 포유류존으로 구분해 보여준다.

제2전시실에서는 미래 해양산업에 대한 조망이 돋보이고 제3전시실에서는 혹등고래의 모험을 입체다면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제3전시실은 해양주제영상을 상영하고 제4전시실에서는 기획전시가 이뤄진다. 이밖에 해양생명홀과 해양정보홀 등 기존의 생물관이나 생물자원관이라 일컬어지는 시설과는 차원이 다른 볼거리를 보여준다.

설명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숙현 해설사가 육지에서 바다로 간 해양 포유류의 골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길이 13m 보리고래 등 고래 골격 표본과 바다사자, 물범, 펭귄들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인 제1전시실(해양생물다양성)에는 육지생활을 하다 바다로 돌아간 해양 포유류의 생태에 대한 영상물도 상영하고 있어 이해를 돕는다. 그 밖에도 플랑크톤, 해조류 등 다양한 해양생물자원을 만날 수 있다.

신연철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추진기획단장은 “지난 5월28일부터 9월말까지 시범운영 기간에 7만400여명이 방문해 다양한 해양생물 전시와 재미있는 해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법인화 절차를 마치는 대로 내년 초 정식 개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www.mabik.go.kr, 041-950-0600)

마량포구 일출
장엄하게 떠오르는 서천 마량포구의 일출.
◇가을에 만나는 신성리 갈대밭-마량포구도 운치

충남 서천군과 군산시가 경계를 이루는 금강 하구는 가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서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신성리 갈대밭은 너비만 해도 200m, 길이는 1.5km에 달하고 면적은 약 10만여 평이다. 관람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데크를 따라 걸어가면 영화 ‘JSA 공동경비구역’, 드라마 ‘추노’,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이 촬영된 곳임을 알려주는 패널이 이어진다.

일몰과 일출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서면의 마량포구도 운치 있다.

규모면에서는 그리 크지 않고 한적한 곳이지만 지형적으로 바다 쪽으로 돌출돼 있어 서해안임에도 불구하고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동백
500여년 수령의 동백나무 85주가 있어 천연기념물 169호로 지정된 동백정에서 유독 한 그루만 동백꽃이 피었다.
요즘엔 일몰인파가 몰린다.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심어져 있어 ‘마량리 동백나무숲’으로 유명한 동백정은 물론이고 동백정 앞의 방파제에는 일몰을 보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또 고려말 대학자인 가정 이곡과 목은 이색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원인 문헌서원이 있고,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인 금강 하구에 세워진 조류생태전시관도 둘러볼만 하다.

나장연
한산소곡주 나장연 사장이 1500년 전통의 한산소곡주를 설명하고 있다.
◇여행메모

△가는 길= 수도권에서 가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서천IC로 빠지면 된다. 2시간30분 소요.

△먹을거리= 서천은 마량포구, 동백정, 홍원항 인근 식당에서 제철 수산물을 만날 수 있다. 전어는 요즘 귀해 1kg에 3만~3만5000원 한다. 보통 마리당 3000~3500원 정도 한다. 전어가 비싸 대신 꽃게탕이 인기다. 서천 사람들이 즐겨 찾는 홍어탕도 먹음직스럽고, 금강하구둑에서 만나는 바지락칼국수도 맛있다.

사본 -서천 265
요즘 제철인데도 잘 나지않아 가격이 치솟은 전어. 한 마리에 3000원 정도한다.
△쉴곳= 호텔이나 비싼 숙박시설 대신 모텔과 펜션이 유난히 많다. 서천 시내보다는 장항읍이나 동백정 등 관광지 쪽에 많은 게 특징이다. 장항읍에 가면 여인숙 몇 군데도 있다. 문헌서원(041-953-5895)에 가면 최근 문을 연 한옥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다. 좋은 기(氣)가 흐르고 깨끗한데도 알려지지 않아 그만큼 호젓하게 쉴 수 있다.
양승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