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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평창의 가을...메밀꽃에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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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기자

승인 : 2014. 09. 04. 06:05

회령봉-고랭길 등 원시미 물씬....몽블랑엔 양떼목장
어린이
휘닉스파크 몽블랑 양떼목장을 찾은 어린이가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강원도 평창은 사철 복 받은 땅이다. 예전엔 오지여서 ‘척박함(?)’의 대명사였지만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해피 700’이라는 힐링의 대명사로 바뀌면서 그냥 앉아만 있어도 돈이 팍팍 들어오는 길상으로 변했다.

1000m가 넘는 고봉들이 즐비해 일단 청정하고 맑은 계류가 흘러내리는 유명 계곡 또한 지천이다. 여기에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는 온갖 목장은 물론 찾기만 해도 삼재를 면한다는 대가람까지 품고 있어 골짜기마다 색다른 맛이난다.

특히나 한국 단편소설의 백미인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탄생한 ‘문학의 고향’이라고 보면 평창은 척박한 땅에서 꽃이 피고 있는 형국이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은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는 소설 속의 그곳이 바로 강원도 평창군 봉평이다.

메밀밭2
봉평 메밀밭을 찾은 사진작가가 가녀린 메밀꽃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회령봉-고랭길...어디까지 가 봤니

강원도 산골의 오지를 걷고 싶다면 회령봉(1324m)이 제격이다.

회령봉은 각 산의 신령들이 모여들어 붙은 이름이라고도 하고 회령장군이 기거하던 곳이라고도 전해진다.

산행은 덕거리 연지기마을에서 시작하는데 초입과 중간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완만한 오름길이라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1300m가 넘는 높은 산이지만 출발점의 높이가 700m가 넘어 실제 오르는 고도는 600m 남짓이다.

시원스럽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관목이 빼곡하고 굵은 참나무와 무릎 높이의 키 작은 산죽 사이로 길이 이어지고 수십 년 묵은 아름드리 거목들이 곳곳에 자리한 산길에서 강원도 산골 오지의 자연미를 물씬 느낄 수 있다.

해발 1000m를 넘어서면 단풍나무가 지천으로 단풍철이면 장관을 이룬다.

덕거리의 연지기~묵은 임도~잇단 갈림길~흥정리 갈림길~삼각점봉~회령봉 정상~한강기맥 삼거리~보래봉 정상~보래령~임도~보래령터널 입구~덕거리 연지기코스로 총 10㎞, 4시간 정도 소요된다.

고랭길은 해발 600m 이상 고랭지인 평창의 특성을 살려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 봉평장이 서는 날에 면온에서 봉평으로 가기 위해 넘던 고랭길은 휘닉스파크 앞에서 시작해 숲길을 따라 작은 산을 넘으며 삼림욕을 즐기는 길로 봉평장터까지 이어진다.

휘닉스파크 고랭길 입구~초봉~계곡광장~삼구쉼터~중봉~무이밸리 삼거리~최고봉~움치 사거리~정자~이효석문학의숲~이효석생가터~이효석문학관~남안교~봉평장터로 총 9.3km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웃고있는 양
풀을 받아 먹는 양이 흐믓한 미소를 짓고 있다.
◇양들의 침묵...몽블랑을 아십니까

봉평면에 있는 태기산(1261m)은 원시림과 야생화가 군락을 이뤄 가족단위 등산코스로 알맞다.

삼한시대 말기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군에 쫓기다 이곳에 산성을 쌓고 군사를 길러 신라와 싸웠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코스는 구두미재~갈림길~정상~웅장골~안흥동으로 5.7km에 3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에 서면 구름이 산을 타고 넘는 모습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것도 운치를 더한다.

태기산의 한 봉우리인 휘닉스파크 정상의 하늘정원인 몽블랑(1050m)은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에게 더 없이 좋다.

푸른 하늘을 벗 삼아 순한 양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어 동물과 교감을 이루기에 그만이다. 2000원짜리 먹이 한 봉이면 면양들과 눈을 마주할 수 있고 초롱초롱한 그 눈매에 빠져들 듯 그윽해진다.

또 타조와 모아, 올드 외에 앙증맞은 토끼도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이외에도 연못과 전망대 등이 있어 산정에서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곤돌라를 타고 내리면서 만나는 가을의 전령사 벌개미취는 그저 덤이다.

몽블랑에서 굽어보면 올망졸망한 산세들이 끝없이 펼쳐져 장쾌하고 때마침 안개가 스멀거리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낸다. 곤돌라를 타면 정상까지 10여분만에 데려다 주는데 일반은 1만1000원(왕복) 어린이 8000원, 회원은 1만원, 어린이 7000원이다. /평창=글.사진 양승진 기자 ysyang@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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