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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연천여행...‘DMZ 트레인’ 타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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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기자

승인 : 2014. 09. 25. 06:00

시티투어에 안보관광 하나 더...지역주민 반짝장터는 '덤'
트레인
서울역~백마고지역을 매일 왕복 운행하는 ‘DMZ 트레인’.
“내가 6·25 참전용사인데 이렇게 기차를 타고 가니 진짜 감개가 무량하구먼.”

‘경원선 DMZ 트레인’에서 만난 김영철씨(87)는 그 때를 회상하며 목이 멘 듯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이렇게 호강하며 사는데 그때 그 전우들은 어디서 뭘 하는지 참...”하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8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경원선 DMZ 트레인’은 우리나라 최북단으로 가는 열차여서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이 유독 많다.
기차 어린이
경원선 ‘DMZ 트레인’을 탄 어린이들이 기차여행이 좋은 듯 미소를 짓고 있다.
◇‘거북이 열차’ 북으로 달린다

오전 9시27분 서울역을 출발한 ‘경원선 DMZ 트레인’은 거북이걸음으로 서울 도심을 빠져 나가는 가 싶더니 청량리역을 지나자 조금씩 속도를 붙였다.

KTX에 비하면 걷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분단된 현실을 안고 달리는 열차여서인지 호들갑스럽지 않았다.

알록달록한 객차 내부 모습만 놓고 보면 영낙없는 관광열차 모습 그대로였다.

열차는 서울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회 왕복 운행한다. 서울역을 출발해 11시44분 백마고지역에 도착하고, 다시 오후 4시6분 백마고지역을 출발해 오후 6시35분 서울역으로 돌아온다.

승무원
‘DMZ 트레인’ 승무원이 환한 얼굴로 열차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중간에 청량리, 의정부, 동두천, 한탄강, 연천, 신탄리역에 각각 정거한다.

‘DMZ 트레인’은 승객이 탈 수 있는 객차가 달랑 3량이어서 ‘토마스 기차’처럼 단출하다.

열차의 기관차는 검은색 띠에 노란색으로 ‘DMZ train’이라 붙여 강렬한 인상을 풍겼고 1~3호차는 각각의 래핑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1호차에는 큰 창문 위로 한국철도를 주제로 한 경의선의 옛 역사들과 그동안 운행된 통일호, 비둘기호 등은 물론 과거 서울역, 신촌역사 사진을 전시해 놓았다.

매점
‘DMZ 트레인’ 2호차에 있는 스낵바 모습. 앞에 놓인 전투식량이 유독 눈에 띈다.
2호차에는 영어, 일어, 중국어, 아랍어 등으로 ‘평화 사랑 화합’을 새겼고, 남북 분단 전부터 현재까지의 DMZ관련 각종 사진이 붙어있다. 특히 UN에서 사상 첫 개인전을 진행한 DMZ 작가 최병관씨의 90년대 작품이 눈길을 끈다.

3호차에는 연천, 철원, 파주, 강화 등 DMZ 접경지역의 관광자원과 동식물 등을 전시해 교육적 효과도 꾀했다.

특히 2호차에는 스낵바를 운영하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품목은 ‘전투식량’으로 물만 부으면 바로 비벼 먹을 수 있어 찾는 이가 제법 많았다. 한 할아버지는 MBC ‘진짜사나이’에 나온 그것이냐며 손주들에게 선물로 주면 좋아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 전투식량은 한 봉에 5000원이다.

또 군용건빵과 주먹밥, 끊어진 철조망 등을 판매하며 추억을 간직하고 남길 수 있도록 기념 스탬프와 엽서를 제공한다.

구석기인
10월31일 개막하는 연천구석기축제를 알리기 위해 구석기인으로 분장한 배우가 ‘DMZ 트레인’에서 즉흥연기를 펼치고 있다.
열차 내부에는 달리는 열차의 앞 뒤 전망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모니터를 설치했고, 스낵바 앞에 각 역에서 운영하는 특화서비스에 대한 팸플릿을 비치해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관광열차답게 관광지를 지날 때마다 승무원의 상량한 해설이 곁들여지면 관광객들은 좌우로 눈을 돌리며 경기 북부권의 자연을 훓었다.

의정부에 도착한 열차는 몇 몇의 승객을 태운 후 또다시 북으로 내달렸다.

이날 열차에는 ‘분단의 현실’을 체험하자는 어린이들의 탐방도 눈에 띄었다.

운행역
서울에서 온 초등학생들은 선생님의 설명에 창문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여행이라는 설렘에 한껏 들떴다.

승무원 언니들이 능숙한 솜씨로 손등과 얼굴에 ‘DMZ 평화’라는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자 마냥 좋아했다.

어느 순간 구석기복장을 한 원시인이 열차에 탑승해 깜짝 놀랐다.

10월31일 열리는 연천 구석기축제를 알리기 위해 퍼포먼스를 펼치는 그는 주먹도끼와 그림을 그리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내릴 때까지 한마디 말도 없이 즉흥연기를 펼쳤다.

어린이들에게는 하얀 돌을 하나씩 나눠주며 구석기인의 삶을 재현하듯 열차를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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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 장인의 가슴 아픈 전설이 전해지는 연천 재인폭포.
◇연천 시티투어 버스 이용하면 ‘끝’

‘DMZ 트레인’은 평화와 생태, 분단의 역사현장을 둘러보는 탐방열차로 역마다 특화된 상품을 운영한다.

연천역에서는 승마체험, 신탄리역에서는 연천 시티투어를 선택할 수 있다.

연천 시티투어는 오전 11시37분 신탄리역에서 내리면서 시작된다.

점심식사를 한 후 먼저 재인폭포를 찾아간다. 줄타기 장인의 애환이 담긴 재인폭포는 최근 전망대 등을 새롭게 꾸며 관람 편의를 높였다. 18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위용을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다. 또 전곡리 선사박물관에서는 3D 관람을 한 후 박물관과 구석기 야외체험장 등을 둘러본다. 고려 태조 등 4명의 왕과 고려 개국공신 16명을 봉향하기 위해 세운 숭의전에 이어 태풍전망대 등을 찾아간다.

가을이 내려 앉는 박물관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은 연천 전곡리 선사박물관.
태풍전망대에서는 북녘 땅을 바라보며 현역군인으로부터 DMZ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철조망에 통일을 기원하는 리본을 직접 부착할 수 있다.

특히 투어를 끝내고 신탄리역으로 나오면 ‘옥계마을 반짝장터’가 열린다.

DMZ민통선에서 농사짓고 채취한 농산물을 옥계마을 주민들이 직접 판매하는 장터로 막걸리와 파전을 기본으로 쥐눈이콩, 장단콩, 청국장과 말린 취나물 등 각종 나물류를 비롯해 갓 따온 옥수수 등을 저렴한 가격에 내준다.

태풍전망대
연천 태풍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철책에 통일을 염원하는 리본을 묶고 있다.
연천 시티투어는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 노인 및 중고생 1만원으로 신탄리역 하차 후 ‘시티투어’ 이동식 창구에서 접수한다.

DMZ관광(02-706-4851)은 ‘DMZ 트레인-연천 시티투어’ 연계상품을 판매한다. 간식을 포함해 1만2000원으로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된다.

장승재 DMZ관광 대표는 “태풍전망대에서 DMZ철책에 통일염원 리본달기를 하는 것은 DMZ관광만의 독특한 관광상품”이라며 “연천의 지역경제도 돕고 남북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염원이 담긴 여행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반찍장터
연천 시티투어를 마치고 신탄리역에서 만나는 반짝장터.
‘경의선 DMZ 트레인’은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하루 평균 400명 이상이 이용 하고, 주말에는 2∼3주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DMZ 트레인 승차권은 전국 철도역, 여행 상담센터, 코레일 홈페이지, 모바일앱 코레일톡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연천=글·사진 양승진 기자 ysyang@asiatoday.co.kr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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