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은 3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1-3 으로 뒤진 후반 12분 박주영(왓포드)를 대신해 약 33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내내 답답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한국은 후반 김신욱의 투입으로 공격의 숨통을 트기 시작했다.
김신욱은 196cm의 신장을 이용한 고공 플레이로 자신의 존재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알제리의 수비진도 김신욱의 존재에 부담감을 느꼈다. 김신욱은 후방에서 올라오는 공을 모두 헤딩으로 연결하며 한국 공격진에 다양한 찬스를 제공했다.
특히 1-4로 뒤진 상황에서 김신욱은 한국의 추가골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후반 27분 이근호가 띄운 공을 김신욱이 헤딩으로 손흥민에게 내줬고 알제리 수비진을 맞고 나온 공을 이근호가 크로스로 연결, 이 공을 구자철이 왼발로 때려 한국은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2-4의 상황에서 한국은 알제리의 골문을 계속해서 두들겼다. 김신욱은 높게 날아온 공을 헤딩으로 공격수들에게 연결하며 공격 찬스를 꾸준히 만들어냈다.
최전방 공격수로써 ‘2경기 연속 슈팅 0개’라는 최악의 성적을 낸 박주영(왓포드) 보다는 단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영국 통계전문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김신욱은 33분 동안 무려 12차례나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했다. 공중에서 상대 선수와 경쟁해 자신의 머리에 공을 갖다댔다는 의미다.
에콰도르의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이번 대회에서 총 12차례 공중볼을 따냈다. 그러나 발렌시아의 경우 2경기를 뛰면서 남긴 기록이다. 33분동안 같은 기록을 남긴 김신욱이 짧은 시간에 얼마나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는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김신욱은 웃을 수 없었다. 그는 “헤딩을 따냈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골을 넣지 못했고 팀도 졌다. 더 좋은 상황을 만들지 못해서 아쉽다”며 고개를 숙였다.
무엇보다도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김신욱을 활용한 공격 변화는 벨기에전을 앞둔 홍명보호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