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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사퇴 놓고 서청원 이완구 엇박자, 존재감 부각 속 여권균열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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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은 기자

승인 : 2014. 06. 17. 17:27

청와대 교감설 확인 땐 문창극 사퇴 불가피할 듯...김무성 "인사청문회 전 해명해야"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 사퇴 논란을 두고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차기 유력 당권주자인 서청원 의원이 엇박자를 내며 여권 분열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야당의 자진사퇴 요구에 동조하는 일부 의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새누리당은 당내 균열이라는 또다른 악재를 만났다.

서 의원은 17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전당대회 선거사무소로 기자들을 급히 불러모아 “문 후보 스스로 언행에 대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심각한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며 “문 후보자가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 잘 판단해야 된다”고 했다. 사실상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앞서 이완구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9시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 “인사청문회라는 법적 절차를 통해 국민적 판단을 구해야 한다”고 말한 지 고작 2시간이 지나서다. ‘법적 당위성’과 ‘선진 사회 모습’ 등을 강조하며 청문회 전 자진사퇴 요구를 비판한 이 원내대표의 뜻에 서 의원은 정반대 의견을 내놓은 모양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이 원내대표와 서 의원 사이의 엇박자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두 시간만에 정반대 이야기가 나온다는 건 서로 소통이 전혀 없다는 뜻”이라며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서 의원의 발언이 청와대의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당 지도부와 청와대 사이가 소원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와 이 원내대표가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가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의원에 대해 쓴소리까지 한 터라 서 의원의 독자 행보가 여권 내 균열을 가져올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 모임 ‘약지회’의 국회 조찬 회동에 참석해 야당의 사퇴 주장에 동의하는 일부 비주류 의원에 대해 “한울타리 속에 있는 사람끼리 굳이 밖에 대고 소리를 내는 모습이 어떨지 하는 문제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의 아침 발언내용에 비춰보면 서 의원의 자진사퇴 요구는 원내대표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굳이 밖에 대고 소리를 내는 모습’인 셈이다. 서 의원이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사퇴 요구가 확산되는 것을 미리 단속하려던 이 원내대표를 머쓱하게 만든 것이다.

서 의원 측은 자진사퇴 요구를 “누구한테 오더를 받거나 교감하고 나온 발언이 아니다”고 부인했지만 친박원로이자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꼽히는 서 의원의 발언인 만큼 앞으로 당내 기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서 의원이 자진사퇴를 압박했다는 것은 청와대가 문 내정자를 더이상 커버해줄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청와대에서도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이 든 문 내정자가 청문회까지 가서 개인정보가 다 노출되느니 차라리 자진사퇴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들도 문 내정자를 감싼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느니 서 의원의 발언에 동조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 의원과 당권 경쟁을 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이날 경기 일산 호수공원에서 가진 시민·당원 대상 간담회 ‘돗자리 공감마당’에서 “지금 해명으로는 부족하다. 빨리 본격적인 해명의 기회를 한 번 더 가져야 한다”며 국회 인사청문회 전 해명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손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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