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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하자던 서청원, 갑자기 ‘문창극 자진사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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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승인 : 2014. 06. 17. 16:46

정부·여당, 국민여론 악화 출구전략…'청와대 교감설' 7·14 전당대회, 7·30 재보선 염두

새누리당 차기 유력 당권주자인 서청원 의원이 17일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에게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일단 청문회는 하자’던 서 의원이 갑자기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그 배경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전당대회 선거캠프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여론을 많이 경청한 결과 지금은 문 내정자 스스로 언행에 대한 국민을 뜻을 헤아리고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며 문 내정자의 결단을 촉구했다. 서 의원 캠프 핵심관계자는 그의 발언에 대해 “사실상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서 의원은 문 내정자에 대한 논란이 확산될 때 “법에 정해진 대로 청문 절차를 거쳐 철저히 검증하고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그의 입장에 새누리당 지도부도 맥을 같이 해 이것이 당의 공식입장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뜻으로 읽혀졌다.

문 내정자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논란에 해명하며 청문회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도 이 같은 정부·여당의 뒷받침에 힘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 정부·여당 향한 국민여론 악화 ‘출구전략’

하지만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서 의원은 ‘문 내정자를 더 이상 감싸면 대통령을 비롯해 여권으로 돌아올 역풍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돌아설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내정자에 대한 부적합 여론이 71%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계종 중앙종회가 문 내정자의 사퇴와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보수단체들도 비판하는 등 악화된 국민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우여곡절 끝에 청문회를 치르고 본회의에 총리인준안을 상정한다 해도 당내 이탈표에 따른 낙마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굳이 시간을 끌며 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 청와대 교감설, 박근혜 대통령 의중 표현

이와 함께 서 의원이 마침 정부가 문 내정자의 임명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한 당일에 입장을 바꿨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도 담겼다는 관측이다. 여기서 ‘청와대 교감설’이 나온다.

서 의원 측은 “오더나 교감은 없었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그가 교감 없이 자진사퇴를 발언할 인물은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5박6일간의 중앙아시아 순방길을 떠난 시점이라 청와대는 공식입장을 내놓을 수 없다. 서 의원을 통해 박 대통령의 의중이 표현됐다는 관측이다.

◇ 7·14 전당대회 ‘반전’ 노림수, 7·30 재보궐 선거 악영향 우려

서 의원의 이날 회견은 이 같은 악화된 여론의 ‘출구전략’ 외에도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7·30 재보궐 선거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각종 당권주자 적합도·지지도 조사에서 김무성 의원에 뒤지는 상황이라 ‘리더십’ 부각을 통한 반전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중도층·수도권’ 선거인단 표심공략을 위해서는 문 내정자의 방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만약 서 의원이 당권을 잡게 되면 코앞에 재보선이 있는데 ‘문창극 논란’을 지금 당장 털고 가지 않을 경우 선거참패 등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이날 회견에 담겼다는 관측이다.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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