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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정부 합동분향소 이틀째, “친구야…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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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기자

승인 : 2014. 04. 30. 19:12

오전에 줄어보였던 추모객 수 오후 들어 점차 늘어나
단원고 생존 학생 단체조문 다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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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수많은 추모객들이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30일 오전 쌀쌀한 날씨 탓인지 경기 안산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는 추모객들의 수는 어제보다 조금 줄어든 듯 했다.

그래서인지 이른 아침부터 합동분향소를 찾은 몇몇 추모객들은 긴 기다림 없이 사고 희생자들과의 마지막 작별을 보다 길게 가질 수 있었다. 조금 더 오래 그들을 위로할 수 있었다.

오전 10시가 넘어서면서 점차 늘어난 추모객들은 손수건이나 휴지로 눈물을 훔치거나 손수 준비해온 국화 줄기를 매만지며 자신의 조문 순서를 기다렸다.

30분 뒤 자원봉사자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는 추모객들을 위해 분향소 출구 쪽에 휴지와 물티슈를 마련하고 조문을 마치고 나온 추모객들에게 이를 말없이 건넸다.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던 박이숙씨(여·72)는 “가슴이 찢어진다, 이럴 수가 없다”며 “어여쁜 꽃봉오리들을 바다에 두고 자기만 혼자 살겠다고 나온 선장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한탄했다.

친구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문휘주씨(25)는 “이번 사고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며 “저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오를 지나 화랑유원지에 뜨거운 햇볕이 들면서 분향소를 찾는 추모객들의 눈시울도 따라 뜨거워졌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방명록이 빼곡해질 정도로 많은 추모객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곳곳마다 휴지가 놓였고 국화도 다시 수북이 쌓였다.

오후 2시20분 단원고 생존 학생과 학부모들이 단체 조문을 오기로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자 장례업무를 돕는 인원들의 손길이 분주해졌다.

단원고 총동문회 회원과 대한적십자사 봉사자 40여명은 이들이 편안히 조문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동선을 만들고 이내 양 옆으로 서서 생존 학생들이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건넬 국화를 준비했다.

여섯 대의 버스를 나눠 타고 온 단원고 2학년 학생 70명과 학부모들은 가슴 왼편에 노란리본을 달고 천천히 분향소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거운 표정의 학생들은 사진으로 남은 친구들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며 과거 좋았던 추억을 회상하는 듯 했다. 이들의 부모는 학생들의 손을 꼭 붙잡거나 부둥켜 안으며 친구를 잃은 자식의 슬픔을 함께 했다.

학생들의 조문을 지켜보던 추모객들이 하나둘씩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곧 분향소 내에는 슬픔이 전염되면서 울음소리만이 가득했다.

한편 이날까지 정부 합동분향소에는 오후 10시 기준 4만3646명의 추모객이 다녀갔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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