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줄여보고자 야간에 부업을 하는 미국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보험회사의 에이전트로 일하는 에이프럴 햄비(35)는 오후 5시 반에 퇴근하자마자 곧바로 회사 인근의 슈퍼마켓으로 가서 자정까지 현금 출납원으로 일을 한다. 페인트공으로 일하던 남편의 수입이 주택경기 침체로 급격히 줄어들어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그녀가 부업을 해서 받는 돈은 주급 200달러. 보험회사에서 연봉 4만달러를 받는 그녀는 "야간 부업으로 버는 돈이 식료품비와 교통비에 상당한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규모 인력공급업체 스페리언 의 로이 크라우스 최고경영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부업은 물론이고, 3개의 일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면서 "경제가 어려운 시대에 부업은 필수요건이 되다시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직 사이트인 커리어빌더 닷컴 의 3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10%가 작년에 부업을 했다고 답했고, 18%는 올해도 부업을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부업을 갖겠다는 응답은 중년층의 경우 2배가 될 정도인데 미 은퇴자협회(AARP)의 5월 조사에 따르면 45-55세 연령대의 19%는 작년에 부업을 했다고 답했다. 인력관리협회의 스티브 윌리엄스 대표는 "중년층의 경우 노부모도 봉양하고, 자녀들도 돌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노동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개월동안 복수의 일자리를 가진 사람은 760만명으로 이는 전체 고용자의 5.3%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특히 미국의 실업률이 8.9%에서 5월에는 9.4%로 2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1964년이후 최저인 33.1시간으로 주는 등 실업이나 강제휴직 등 고용사정이 악화되는 점도 미국인들을 부업현장으로 내모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에 따르면 햄비의 경우 현금 출납원 부업을 마치고 귀가하면 새벽2시. 이에 따라 평일에는 친구는 물론이고 퇴근후 딸들이 게임을 하는 소프트볼 경기장도 가볼 수 없다. 일주일에 한번씩 하던 외식을 줄이고,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 여행계획도 취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햄비의 경우 고객들과 대화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이어서 고단함을 덜 느끼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