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이용도 및 디지털 불안증 해소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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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교도통신, NHK,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그동안 일본 의료기관에서 진찰받을 때 제시하는 종이 건강보험증의 신규 발행이 이날부터 중단되고 마이넘버카드에 그 기능을 일체화시킨 '마이나보험증(マイナ保險證·마이넘버보험증의 줄임말)'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마이넘버카드는 디지털청 주도로 2022년부터 도입된 새로운 신분증(카드)으로, 이번 조치는 건강보험증 기능을 카드에 추가해 사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디지털기기에 취약한 노년층 환자를 위해 기존에 발급됐던 종이 건강보험증도 최장 1년의 유예기간을 둬 보험증에 표기된 남은 유효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부터 병원이나 보건소 등을 찾는 환자는 입구에 설치된 카드리더기(키오스크)에 안면인식 또는 4자리 비밀번호 입력을 통해 본인 여부를 확인받게 된다.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약을 취급하는 대형 약국들에도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어 이곳을 찾는 환자들은 지금까지 처방받은 약의 종류와 처방 날짜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NHK는 이날 종이 건강보험증 없이 처방약을 구입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도쿄 시내 약국 풍경을 전하며 소관부처인 후생노동성이 마이넘버카드가 도입된 2년 전부터 마이나보험증 활용에 대비한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고 밝혔다.
병원이나 약국 입장에서도 마이나보험증은 종이 증서 발행에 따른 사무작업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 동의만 있으면 과거 처방 내역 등을 바로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문제는 아직도 낮은 수준에 있는 대다수 일본 국민들의 이른바 '디지털 마인드'를 어떻게 끌어올리냐 하는 점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2월 현재 9400만명에 달하는 마이넘버카드 발급자 중 마이나보험증 이용 등록을 한 일본 국민은 7600만명가량으로 매우 높지만, 정작 이용률은 15.7%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행정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일본 정부의 행정 미숙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5월 일본 정부가 1억6000만건의 데이터를 점검한 결과 절반이 넘는 9223개의 마이나보험증에 다른 사람의 인적정보가 연결돼 있는 점이 발각된 사례는 일본 국민들의 디지털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전체 의료비 중 환자 본인 부담 비율이 실제와 다르게 표시된 오류도 2만1574건이나 됐다.
이 같은 일본 국민의 디지털화 불안증은 후생성이 지난 8월 마이넘버카드 보유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39.5%가 '개인정보가 온라인으로 정리·관리되는 게 불안하다'고 답한 대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에 정부는 마이넘버카드 발급·관리와 관련한 사무처리 매뉴얼을 작성하고 정기적으로 오류 여부를 체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