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등 큰폭 줄어 재무건전성 개선
여객기 좌석 떼고 화물기 개조 성과
작년 2분기부터는 5연속 영업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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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대폭 개선됐다. 실제 2019년 말 813.9%을 기록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634.5%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 6월말에는 293.1%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61.7%에서 61.7%, 50.6%로 줄었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0.4에서 0.5, 1.7로 개선됐으며, 유동성 가늠지표인 당좌비율도 32.6에서 68.4%로 개선됐다.
코로나19 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도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은 유상증자와 적극적인 유휴자산 매각 등으로 자본 확충에 나선 결과다. 여객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화물사업을 강화하며 실적 선방을 이끈 조원태 회장의 경영 전략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항공화물 호황은 대한항공의 코로나19 시기 실적 개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실제 코로나19 전후를 놓고 보면 화물 매출은 견조한 상승세를 띄고 있다. 2019년 상반기 1조2746억원이었던 화물 매출은 올 상반기 1조5108억원으로 확대됐다. 분기 기준사상 역대 최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42.2%에서 77.4%로 뛰었다.
화물 사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과거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 화물사업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관련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여객기 좌석 위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장치인 카고시트 백(Cargo Seat Bag)을 설치·운영하고, 보잉 777-300ER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개조해 투입하는 등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글로벌 대형 항공사 중 유일무일하게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3분기에도 항공 화물 호조에 따른 흑자 전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항공화물 호황에 힘입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1581억원, 영업이익 2473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항공 업황 반등 기대감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지지부진하던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지면서 대한항공의 비상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통합이 완료되면 매출과 자산 규모에서 전 세계 7위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국적 양대 항공사는 물론 저비용 항공사들 간의 통합 또한 이뤄지면서 조원태 회장은 국내 항공산업 재편을 진두지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위기가 대한항공의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휴자산 및 저수익 자산의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해외 및 국내 코로나19 상황과 함께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노선을 고려해 중단중인 노선의 운항 재개를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