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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 재무건전성 ‘빨간불’…3개월만에 평균 부채비율 2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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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1. 05. 20. 06:00

항공업계 실적 양극화 심화
수요 폭증에 가격경쟁 압박 가중
화물운송 어려워…실적부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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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LCC) 업계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영부실 평가지표로 꼽히는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이 올해 들어 악화됐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국내 대표 LCC들의 부채비율이 전년 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는데, 일부 항공사는 1700%대 부채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항공 수요 폭증으로 오히려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CC업계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대표 LCC들은 적자폭을 최대 2배 이상 키웠다. 여기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사처럼 화물영업 특수를 누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올 2분기 LCC업계 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의 올 1분기 부채비율 평균치는 전년 말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1284%를 기록했다. 부채비율 증가세가 가장 큰 곳은 진에어였다. 진에어의 올 1분기 부채비율은 1793%다. 전년 말(467%) 대비 3.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1752%(전년 말 838%)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부채비율 705%를 기록해 전년보다 60% 늘었고, 티웨이항공은 886%로 76% 증가했다.

부채비율이란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 중 부채가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비율로, 기업의 재무구조를 보여주는 대표 경영지표다. 예를 들어 A기업의 부채비율이 200%라면 보유 자본보다 부채가 2배 많다는 뜻이다. 보통 부채비율이 200% 미만이면 우량한 기업으로, 400%가 넘으면 경영부실기업으로 여긴다.

LCC업계 부채비율이 급증한 까닭은 올해 들어 적자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 모두 400억~6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최대 2배까지 급증했다. 대형사와 달리 대부분 소형기를 운용하고 있어 화물 수송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선 운항 경쟁도 치열해졌다. 국제선 대신 국내선에 공급이 쏠리면서 국내선 운임료가 하락한 탓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한 LCC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여객 수익 급감하며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전 저비용 항공사 국내선 공급 집중에 따른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LCC업계 적자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적자난이 깊어지면 유동성 위기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LCC들의 유동비율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4개 LCC사들의 1분기 유동비율 평균치는 약 44%다. 전년 말 대비 20%포인트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1년 내 갚아야할 빚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를 밑돌면 모든 현금자산을 처분해도 부채를 갚지 못한단 뜻이다.

이에 업계는 자본확충과 비용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 3월에도 8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진에어는 지난달 1일 158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에어부산은 지난 3월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각각 300억원을 지원받았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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