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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윤석호 브랜디 CTO “귀한 개발자들, 브랜디에선 크런치 모드 없이 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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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0. 11. 02. 05:00

올해 100명의 개발자 채용 목표 달성 완료
스타트업 최대 규모 온라인 코딩대회 '코드네임B' 2300여 명 지원
윤석호 CTO_1
윤석호 브랜디 CTO가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윤석호 CTO는 국내 굴지의 이동통신사의 IT 서비스 계열사를 거쳐 서정민 브랜디 대표와 13년째 호흡을 맞춰 온 인물이다. 서 대표와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고 ‘아, 이 사람이랑 함께 일하면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날 수 있겠다’ 싶어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윤 CTO가 정의하는 스타트업의 ‘최고기술책임자’는 대표이사가 꿈꾸는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사람이다./사진=브랜디
요즘 채용 시장에서 가장 귀한 직군은 단연 ‘정보통신(IT) 개발자’다. 게임, 통신, IT 통합서비스, 보안업계를 넘어 유통, 교육, 인테리어까지 IT 개발자 채용에 뛰어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커머스 시장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IT 개발인력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패션테크기업 브랜디는 올해 100명의 IT 개발자 채용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 회사는 2014년 설립돼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 남성 패션 플랫폼 ‘하이버’, 패션 풀필먼트 서비스 ‘헬피’, 동대문 도소매상 대상 B2B 플랫폼 ‘트랜디’를 운영한다.

윤석호 브랜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브랜디 역삼 오피스에서 아시아투데이와 만나 “연초에 35명 정도였던 개발자가 현재 70명을 돌파했다. 연말까지 입사를 확정한 인원까지 합하면 올해 제시한 100명의 개발자 채용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디는 코로나19로 패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격적인 개발자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 구매 서비스 고도화, 동대문 풀필먼트 물류 서비스 운영 등에 개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브랜디는 2018년 동대문 상품 판매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입, 상품 포장, 배송, 고객 응대까지 처리해주는 올인원 풀필먼트 서비스 ‘헬피’를 론칭했다. 최근에는 자회사를 통해 동대문 도매상과 소매상을 위한 모바일 도매센터인 ‘트랜디‘를 출시하여 기존 B2C에서 B2B 풀필먼트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 8월에는 패션플랫폼 기업 최초로 온라인 코딩대회인 ‘코드네임B’도 개최했다. 3억3300만원의 상금이 걸린 대회에 2300여명이 쏠렸다. 대회 1등은 선린인터넷고등학교 3학년 나정휘 군이 차지했다. 윤 CTO는 “패션 플랫폼 기업으로는 최초의 코딩대회였다. 브랜디를 단순한 패션몰 회사로 알았던 개발자들이 회사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비전공 신입 개발자 양성도 윤 CTO의 관심사다. 그는 “사내에 슈퍼루키전담팀을 신설하고 신입 개발자가 회사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루키들을 키우기 위한 교육 자료, 동영상, 과제 등을 한창 고민 중”이라고 했다. 브랜디는 지난 3월부터 프로그래밍,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코딩을 교육하는 ‘위코드’와 협력해 신입 개발자를 양성해왔다. 비전공 신입 개발자는 입사 후에 수퍼루키 전담팀에서 훈련을 받는다. 윤 CTO는 “나 역시 비용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임원의 입장이지만 루키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출생자) 신입 개발자를 육성하고 이들과 소통하는 일에 온 신경이 쏠려있다. 윤 CTO는 “최근 직원들과 식사를 할 때 앞 자리에 앉은 직원이 1997년생이었다. 아직 마음만은 20대라고 생각했는데 1997년생이라는 이야기에 나도 어린 직원들 눈에는 ‘라떼’(‘나 때는 말이야’를 반복하는 꼰대 어른)로 보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며 웃어보였다.
이미지_브랜디, 비전공 신입 개발자 양성 나선다
브랜디 랩스 천보성 팀장(맨 왼쪽), 이원철 사원(맨 오른쪽)과 위코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교육생들/제공=브랜디
개발자는 업종, 회사마다 업무강도가 천차만별이다. 게임의 경우 출시를 앞두고 ‘크런치 모드’(퇴근 없이 회사에서 일에 몰두하는 기간)에 돌입하는 개발자들도 수두룩하다. 일시적으로 살인적인 업무강도에 시달리는 것이다. 윤 CTO는 “트래픽이 크게 몰려서 오류가 발생하는 예외 상황을 제외하면 브랜디에 크런치모드는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 일정을 정하는 시스템에 개발 조직의 분석이 반영된다. 개발자들이 할 수 있는 기간을 미리 예상해 일정을 정하기 때문에 업무에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크런치 모드가 있던 회사에서 온 직원들은 우리 회사에서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 하려는 일을 스스로 찾고 마무리 짓는 것이 우리의 업무 방법”이라고 했다.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새 직원들과 만난 윤 CTO가 가장 좋아하는 후배는 어떤 유형일까? 윤 CTO는 “개인적으로 선한 마음을 갖고 업무에 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또 사람을 상대할 때마다 ‘의’(義)라는 단어를 스스로 새기는 편이다”라며 “선한 마음으로 같은 꿈을 꾸는 직원들이 내게는 소중하다”고 답했다.

한편, 브랜디는 지난 9월 25일 네이버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단독 투자를 유치했다. 브랜디는 네이버와 동대문 패션 클러스터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도소매상의 온라인 판로 개척, 풀필먼트, IT 인프라 제공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브랜디는 올해 3월 세마트랜스링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K2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자산신탁운용 등으로부터 2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올해 누적 투자액은 450억원에 이른다.

◆용어 설명
풀필먼트 서비스 = 물류 전문업체가 물건을 판매하려는 업체들의 위탁을 받아 배송과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교환·환불 서비스 등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말한다. 일부 업체는 물품을 위탁받는 것을 넘어 서비스 의뢰기업이 준 샘플을 직접 매입까지 한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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