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으로 정쟁이 계속됬던 정국은 홍 원내대변인의 인신 공격성 발언이 돌출하며 ‘막말 정국’이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급전환하고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 범여권은 12일 홍 원내대변인의 자진 사퇴와 함께 김한길 민주당 대표 등 사령부의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를 계기로 이날 예정됐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열람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모든 국회 상임위 활동을 중단하는 등 초강수를 두며 정권주도권을 잡아나갈 태세다.
새누리당은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긴급최고위회의를 갖고 “대통령에게 그런 식의 막말을 할 수 있느냐”며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변인은 전·현직 국가원수에 대해 모욕을 넘어 저주하는 그런 내용의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이런 막말흘 한 것은 국민을 모독한 것은 물론 정치권에 몸담은 국회의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극언이기 때문에 당으로서도 절대 묵고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어떻게 이런 언사를 하는데 어떻게 같이 정치할수 있느냐,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할 수 있는 금도를 한참 넘었다고 강하게 항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밤 홍 원내대변인 자신의 발언에 대해 “박 대통령에 대한 인격적 모욕으로 느꼈졌다면 유감”이라고 밝힌 것을 놓고 “밤늦게 문자를 보내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갖고 “김한길 민주당 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이 고위당직자가 쏟아내는 대선 불법성 발언의 연장선상 아닌지 또 박 대통령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후손으로 생각하는지 빠른 시간 내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 개인의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 아니라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홍보수석은 “우리 대통령에 대해 북한에서 막말하는 것도 부족해 이제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그런 식으로 막말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망치고 국민을 모독하는 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홍 의원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이어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며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를 빌미로 여당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자 김 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열람 등 국회 일정에 전면 불참키로 한 것을 ‘국정원 국조 물타기’ 또는 ‘국회 무시’라고 비판하며 예정된 국회 일정을 진행키로 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홍 원내대변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만큼 원활한 국정조사 진행 등을 위해 개인 차원의 유감 표명은 물론 당 차원에서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자는 주장도 제기돼 주목됐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가 여야 합의로 결정된 것을 상기시키며 “힘있고 책임 있는 여당이 이렇게 취소한 것은 용납 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당에게 일정을 예정대로 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열람위원인 박범계 의원은 “이 사안(귀태발언)과 대화록 열람은 완전 별개”라며 “회의록 열람은 당연히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NLL 회의록 예비열람 거부와 관련해 “질서 있게 최소열람 및 최소공개 원칙에 따라 국민에게 진실이 알려져 제정신이 아닌 철부지에게 맡긴 칼자루를 국민의 손에 안정되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