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알짜 단지 잡아라”… 건설사 재건축 수주경쟁 점입가경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31220010012221

글자크기

닫기

이철현 기자

승인 : 2023. 12. 20. 16:41

억대 이주비 지원·환급금 등 제시
시공권 확보 '파격 혜택' 쏟아내
"사업성 있는 단지 중심 출혈경쟁 계속 될 듯"
basic_2021
서울·수도권 대단지 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에 수주 깃발을 꽂기 위한 건설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시공권을 확보하려고 예전엔 쉽게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제안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선 수주전이 지나치게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경기 안산시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가구당 최소 5억원 규모의 이주비 지원과 함께 △사업비 전체 조달 △소유주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50% △대물변제 △입주 후 2년까지 분담금 납부 유예 △한국부동산원 공사비 검증 결과 100% 수용 등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경기지역에서 보기 드문 사업 제안으로, 최근 건설업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전무후무한 사례가 될 것이란 평가를 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물론 조합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이주비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정 이주비 LTV 60%에 자체적으로 90%를 조달해 가구당 최소 5억원을 제안했다"며 "정직한 공사비와 성실 시공으로 안산 주공6단지를 안산의 명품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 역시 개발이익 극대화에 따른 환급 등 그동안 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가 재건축 시공사 선정 관련 위법사항을 포착하고 영등포구청에 시정 조치를 요구하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가 잠정 중단된 상황 속에서도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여전히 치열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은 조합원의 분양수익을 높여 동일 평형 입주 시 100% 최소 3억6000만원 이상을 환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분양수입 증가 가구당 약 6억원 △미분양 시 최초 일반분양가로 현대건설이 대물 인수 △일반분양가 상승에 따른 모든 이익 소유주 귀속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공개했다. 특히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 오피스텔을 고급을 지어 분양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한양아파트 단지에는 재건축을 통해 일반아파트 외에 오피스텔도 들어선다.

이에 맞서 포스코이앤씨 역시 △총사업비 1조원 책임 조달 △분양수익에 따른 공사비 수령 △사업비 우선 상환 △환급금 조기 지급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심지어 분양수입이 없더라도 공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하는 등 사실상 기업의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도 밝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재건축 사업장을 선점할 경우 향후 인근의 다른 사업지 수주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상징성이나 사업성을 갖춘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수주 경쟁은 계속 과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