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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기만 하는 ‘맥줏값’…‘발포주’가 해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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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혁 기자

승인 : 2023. 11. 2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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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물가 기조로 맥주값도 연이어 오르면서 보다 저렴한 '발포주'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류업계 역시 인상폭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가격을 인하하면서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데 동참했다. 업계 안팎에선 '가성비'가 주목받는 시대 흐름에 맞춰 발포주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라거 맥주 시장에서 발포주의 시장 점유율은 2017년 2% 수준에서 2020년 6%까지 성장한 이후 2021년 7%로 진입했다. 지난해는 7~8%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약 3500억~4000억원 규모를 형성했을 것으로 관측한다.

발포주는 맥아 함량이 10% 이하면서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는 주류를 말한다. 통상 60~70% 이상 맥아 함량을 갖고 있는 일반 맥주와 달리 '기타 주류'로 분류돼 세금이 낮게 책정된다. 일반 맥주는 72%의 주세, 기타 주류는 30%의 주세를 적용받는다. 이에 발포주는 보통 맥주보다 약 40%가량 싼 가격에 판매된다.

하지만 최근 몇년 동안은 발포주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 중이다.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만 하더라도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문화의 확산으로 집에서 값싸게 즐길 수 있던 발포주가 각광받았지만 이후 엔데믹으로 외식사업이 부활하면서 편의점, 마트 등 유통 채널을 통해 주로 판매되는 발포주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상황이다.
위축된 발포주 시장이 맥줏값 인상으로 다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과거 일본의 경우 경기 침체 상황 속 발포주 판매가 급증하면서 기타 주류 판매율이 전체 주류 대비 50%까지 성장한 바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하이트진로도 지난 9일 맥주 브랜드 테라, 켈리 등의 출고가를 평균 6.8% 올렸다. 이에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맥주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상황이다.

주류업계는 '발포주'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20일부터 회사의 발포주 브랜드 '필굿'의 편의점용 1.6ℓ 대용량 페트병 제품 가격을 약 7% 내렸다. 오비맥주는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도 앞서 맥주의 출고 가격을 인상하며, 발포주 제품의 경우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L&B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최근 신규 발포주 브랜드인 '킹덤 오브 더 딜라이트'의 3종을 출시했다. 지난해 3월 선보인 '레츠'에 이어 아예 새로운 라인을 추가한 것으로, 기존 한 가지 발포주 브랜드만 갖고 있는 경쟁사와 궤를 달리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발포주를 선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포주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 영향으로 '저가 커피' '저가 햄버거' 등 낮은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운 '가성비'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맥줏값도 인상됐기 때문에 맥아에 따른 맛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소비자들은 발포주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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