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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충격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폭로 전문 황색언론 슈칸분슌(주간문춘)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본 언론매체는 침묵으로 일관해 기괴스러움을 더했다.
슈칸분슌 보도에 따르면 쟈니스의 전 연습생이었던 오카모토 카우안은 12일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쟈니스에 연습생으로 입사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쟈니 회장 자택에서 15~20회 정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간 일본 연예계에서 소문으로만 돌았던 쟈니 회장의 성추문을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자리에서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오카모토는 이날 자신이 몰래 촬영했던 쟈니 회장 자택의 내부영상을 공개한 후 "당시 10명 정도의 연습생들이 회장 자택에서 2~3주간 합숙을 하곤 했다"며 처음 성폭행을 당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쟈니 회장은 나뿐만 아니라 마음에 드는 연습생들을 로테이션으로 불러 잠자리를 같이했다"고 밝혀 피해자의 수가 더 많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기자회견 참석자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팬들을 씁쓸하게 만든 것은 오카모토가 쟈니 회장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는 자리로 일본외국특파원협회를 선택한 이유였다.
오카모토는 "나처럼 얼굴을 밝히지 못한 피해자들이 아직 많다. 나도 처음엔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다"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피해자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고싶다"고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어차피 기자회견을 해도 일본 언론에서는 보도하지 않을 것이란 점도 알고 있지만 해외 언론들이 보도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외신 5곳 외에 일본 내 21개 언론사가 참석했지만 슈칸분슌을 제외한 나머지 매체는 한곳도 쟈니 회장의 성추문 사실을 보도하지 않아 오카모토가 외국특파원협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재확인시켜줬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 쟈니스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쟈니 회장 관련 (성추문) 이슈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다. 향후 회사를 쇄신하고 개혁해 나가겠다"고 밝혀 성추문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