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등급 중신용자 평균금리 5.9%
시중·지방은행 포함 18곳 중 9번째
금융당국 "목표 미달성 시 패널티"
남은 기간 대출확대 주력 가능성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점포 없이 비대면으로 모든 금융거래를 취급한다. 이렇게 운영비용을 절감한 덕분에,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중금리 대출을 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출을 제한해 중신용자 대출 한도를 높이고, 첫 달 이자를 대신 내주는 등 고객 유인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대출 금리가 높아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취급된 대출 중 카카오뱅크의 5~6등급 중신용자 대상 평균금리는 5.90%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되는 18개 은행의 중금리대출 금리를 보면 카카오뱅크가 9번째로 높다. 카카오뱅크 중금리대출 금리는 하나(4.62%)·우리은행(4.26%) 등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인 대구은행(4.64%), 그리고 기업은행(4.47%)보다도 높았다.
이처럼 카카오뱅크의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올해 중금리 대출 목표를 맞출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말 기준 중금리 대출 비중은 13.4%로, 올해 목표치인 20.8%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중금리 대출은 시중은행의 연 2~3% 대출을 이용하는 고신용자(1~3등급)와 2금융권 고금리 대출 이용이 많은 저신용자 사이 신용등급 4~6등급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목표 자체가 중금리 대출 확대인 만큼, 해당 비중 목표치는 꼭 맞춰야하는 것”이라며 “시장논리에 따라 금리를 낮춰 고객을 끌어오는 등 비중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각 상품별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신용 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의 최저금리는 연 3.531%다. 이는 지난달 11일 연 3.367%보다 0.164%포인트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중신용플러스대출’의 최저금리는 연 4.378%에서 4.542%로 올랐다.
중신용 대출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뒤처지는 금리 경쟁력과 금리 인상 기조는 금융소비자들의 발길을 잡기엔 역부족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점포운영 비용 등이 절감되면서, 소비자에 내주는 대출 금리도 낮은 수준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고객 확보를 통한 중금리 대출 비중 확대도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에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계획한 중금리 대출 목표치를 채우지 않으면, 일종의 ‘패널티’를 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남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 비중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고, 해당 은행들의 사업계획은 정부와의 약속”이라면서 “이를 어길 시 지배주주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되고, 지배주주의 신사업 진출 등에서 패널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비중 확대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6월부터는 첫 달 대출 이자 지원을 통해 이자 부담을 줄이고,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6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반영을 통해 중·저신용자 대상 한도를 늘리고, 최저금리를 낮췄다”며 “앞으로도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해 중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을 낮춰 중금리 대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