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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인터뷰①] 고은성 “가능한 성대모사만 238가지…기회 되면 라이브로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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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희 기자

승인 : 2016. 12. 27. 13:23

뮤지컬배우 고은성. / 사진=더블케이필름씨어터

고은성(髙恩成). 마치 배우라는 직업에 걸맞은 예쁜 이름을 찾아 만든 예명인 듯하지만 ‘은혜를 이룬다’는 뜻의 본명이라고 한다. 1990년 9월 11일생인 고은성은 2011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한 6년차 뮤지컬배우다.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배우지만 대중에게는 JTBC ‘팬텀싱어’로 얼굴을 알린 고은성. 선한 인상과 다부진 체격, 부르는 노래마다 감탄과 극찬을 이끌어내는 비범한 이 배우의 사소한 것까지 대중은 궁금하다.

무언가 하나에 빠지면 미친 듯이 몰두한다는 고은성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구구절절 얘기하며 금세 과거로 돌아갔다. 한참 자신의 얘기를 풀어놓은 후 “이 시간이 너무 값진 게 과거를 떠올리면서 오늘 공연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지금 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쉽게 초심을 잃을 사람으론 안 보인다. 

뮤지컬에 대한 뚜렷한 주관과 넘치는 애정이 20대 청춘의 패기와 만나 스물일곱 살의 고은성은 제법 단단하고 잘 다듬어진 뮤지컬배우로 성장해 있었다. TV에서 노래하는 모습의 고은성은 그가 가진 매력 중 지극히 일부만 보여준 것이다. 배우는 관객과 마주한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난다. 뮤지컬 앞에선 순수 청년 그 자체인 고은성의 데뷔 전과 일상 얘기를 들어봤다.

영상 촬영·편집=이홍근 기자

- ‘팬텀싱어’에 도전할 만큼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남달라 보이는데 어떤가.
“노래하는 걸 원래 좋아했고 어렸을 때부터 이상하게 외국말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노래하는 데 자신감이 있다기보다 한번 뭘 하면 거의 정신 나간 사람처럼 그것만 한다. 예를 들어 노래도 하나에 꽂히면 그 노래만 듣는다. 자다 일어나서도 부를 정도다. 그 가수가 어디서 숨을 쉬고 어떤 포인트를 어떻게 부르는지 귀 기울여 듣는 걸 좋아한다. 좋아하는 노래의 여러 가지 버전을 다 듣고 각 가수의 포인트를 다 따라해 본다. 나한테 안 맞는 것은 버리고 내 구강구조나 내가 할 수 있는 느낌에 부합하는 포인트가 있으면 흡수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든다. 노래를 하는 상황이 주어졌을 때 자신감보다는 계속 하기 때문에 하던 대로 한다.”

- 그 정도라면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 앞에서 노래할 기회가 많았을 것 같다.
“옛날부터 어른들 앞에서 뭘 하는 걸 좋아했다. 나는 가족들 앞에서 재롱떠는 아이였기 때문에 남 앞에 서는 걸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중학교 때 학교 축제에서도 노래를 했고 고등학교, 대학교 때도 남들 앞에서 노래를 즐겨 불렀다. 하지만 노래를 썩 잘하고 그런 건 아니다.”

- 요즘은 어떤 노래에 심취해 있나.
“다양한 걸 듣는다. 이것저것 많이 듣지만 좀 더 발성적인 면에서 배울 수 있는 노래들을 듣는 것 같다. 옛날에는 발성이 좀 어그러져도 느낌이 있는 음악을 좋아했다. 그루브 타는 것도 좋아하고 그래서 ‘위키드’ 넘버들도 좋아했다. 록 발성이나 팝 발성으로 부르는 게 세련되고 좋긴 한데 하다보니까 나란 사람한테는 구조에 무리가 되는 듯했다. 컨디션을 많이 타게 되고 목이 좀 안 좋아져서 발성적으로 안전하게 소리를 내고 싶었다. 노래를 오래 하고 싶어서 발성적인 면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배우들한테도 많이 물어보는데 다들 흔쾌히 알려준다. 공짜 레슨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배우가 꿈이었나.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를 하고 실용음악을 했다. 노래를 원래 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팝송이나 가요 특히 김범수 노래에 한참 미쳐있었다. 어느 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우연히 보게 됐다. 당시 나는 ‘그런 걸 왜 봐’ 하며 공연장에 갔는데 말도 안 되는 멋있는 음악이 극과 함께 펼쳐지는 것에 매료돼 그날부터는 뮤지컬에 미쳤다. ‘노트르담 드 파리’ 넘버들을 모르지만 음원을 다 다운받아서 MP3에 넣고 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 그럼 본격적으로 뮤지컬배우가 돼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뮤지컬 노래를 들으면 너무 행복해지고 머릿속에 상황이 그려졌다.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 같은 경우는 너무 좋아해서 자기 전에 틀어놓고 무한반복해서 듣곤 했다. 왜 좋았냐면 멜로디에서 유럽 중세의 돌길, 젖은 땅에서 나는 축축한 땅냄새와 파란색의 안개 낀 하늘, 그랭구아르가 부르는 이미지 등이 4D같이 상상됐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가슴이 뛰어서 자다가 일어나서 심장을 잡곤 했다. 그래서 뮤지컬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

- 실용음악에서 뮤지컬로 진로를 바꿔 대학 진학을 했다. 그때부터 차근차근 꿈을 좇았을 것 같은데 대학을 옮긴 이유는 뭔가.
“대경대 뮤지컬학과에 입학해 한 학기를 다니면서 많은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때 만난 동기들, 형들과 같이 뮤지컬에 대해 꿈꿨던 열정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꿈과 열망이 컸지만 뮤지컬에 대해서 많이 몰랐기 때문에 또 다른 봉착의 시간이 있었다. 항상 난 그랬던 것 같다. 무언가 내가 가만히 머물러 있는 걸 싫어한다. 거기서 한 학기밖에 안 있었는데 뭔가 갈증을 느꼈다. 그러던 찰나에 뮤지컬배우인 조승용 교수님의 수업을 듣게 됐고 서울에서 뮤지컬을 했던 분의 얘기를 들으니까 그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고 어떤 세계인지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서울로 가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자퇴를 한 후 단국대 공연영화학부에 다시 입학했다.”

- 평소 성격이 어떤지 궁금하다.
“나는 굉장히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고 장난기가 많다. 그래서 생각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위키드’의 피에로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겉으로는 슬렁슬렁하는 걸 좋아한다. 많이 진지하게 몰두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내가 진지해져야 될 부분은 진지해지겠지만 전체 캐릭터는 밝다. 우리 모두가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 주된 면모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걸 좋아하고 지루한 걸 못 견디고 즐기면서 하는 걸 좋아한다.”

- 개인기나 가능한 성대모사가 있다고 들었다. 아시아투데이 독자들을 위해 조금만 보여 달라.
“굉장히 좋아하는데 여기선 보여줄 수 없다. 내가 몇 번 했기 때문에 자주 뿌리면 희소성이 사라진다. 이런 인터뷰 영상에서 성대모사가 나가면 인터뷰의 퀄리티가 떨어지기 때문에 내가 자제하겠다. 할 수 있는 성대모사가 정확하게 238가지 있다. 이걸 다 보려면 오늘 밤 새워야 된다.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라이브로 보여주겠다.”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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