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는 31일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5.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동절기 원료 구매가 늘었고 기존 물량의 가격 조정으로 도입원료비가 올랐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번에 주택 취사·난방용이 5.7%로 크게 올라 가구당 평균 4300원씩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이 6.1%, 영업용1(식당·숙박업 등) 5.5%, 영업용2(목욕탕·폐기물처리소 등)도 5.8% 각각 인상된다.
올 들어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지난 2월(평균 4.4%)과 8월(0.5%)에 이어 세번째다. 지난 정권 시절 가스 요금을 과도하게 틀어쥐어 '풍선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 가스공사의 해명이다.
원료 인상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자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07년 800억원에서 올해 말 5조1000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385%에 이르는 등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그동안 가스공사는 미수금 유동화 방안이 무산되면서 처리를 놓고 고심해 왔다. 정부가 가스공사의 연료비 연동제 복귀를 선언한 이후에야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6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여 왔다.
그럼에도 연간 세 번째 가스 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은 너무 잦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연말에 시민들의 주의가 이완돼 있을 때 전격 인상을 결정한 것은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전기요금도 크게 오른 것을 감안하면, 서민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한국전력은 동절기를 앞두고 전기요금을 5.4% 올린 바 있다. 이 때문에 가구당 평균 1310원을 더 부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정부는 새해에 수도요금, 버스요금, 철도요금 등 공공요금을 올릴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 부채가 무시 못할 수준인 만큼 요금을 올려서 부채를 줄이겠다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이들 공기업의 어려움이 서민의 부담으로 떠안길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기준 가스공사의 부채는 32조302억원, 수자원공사의 부채는 13조9080억원, 철도공사는 17조6028억원에 달한다. 한국전력은 102조1672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 100조원이 넘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서민생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발생한 미수금 2.6%는 반영하지 않는 등 요금 인상을 최소화했다"며 "올해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고 내년 예산 시 비경직성 경비를 삭감하는 등 긴축 경영 체제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