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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암은 못 잡아도 ‘사회적 암’ 한게임은 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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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기자

승인 : 2013. 07. 19. 06:20

** 이창근 세잎클로버 운영위원장, 사활 건 NHN 한게임 도박 추방 운동
한게임 도박 추방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창근 세잎클로버(인터넷도박방지위원회) 위원장

아시아투데이 네이버 특별취재팀 남궁민관 기자 = “나로 인해 한게임 도박을 끊은 사람이 100명 중 1명이라도 나오면 행복하다. 내가 암으로 죽더라도 사회적 암 한게임 도박은 꼭 없애고 싶다.”

18일 서울 원자력병원에서 만난 이창근 세잎클로버(인터넷도박방지위원회) 위원장<사진>은 기자에게 자랑스럽게 편지 몇 장을 꺼내들며 입을 열었다. 그동안 그가 펼친 한게임 도박 추방 운동을 통해 중독에서 벗어난 피해자들의 감사 편지였다.

대장암 4기 판정으로 그는 2011년 8월 대장과 간을 절개했지만 올해 초 재발한 암은 현재 대장, 간, 폐에까지 전이돼 수술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그는 고통으로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면서도 자신의 암보다 한게임이 더 무서운 존재라고 말한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피해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모두 한게임이라는 암에 걸려있었다.”

도박 피해자도 아닌 그가 한게임 도박 추방 운동을 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 ‘한게임 암’에 걸린 지인을 목격하면서다. 평범한 중소기업를 운영하던 그는 2010년 10월 인터넷 도박에 빠져 자살까지 시도하는 지인을 보고 직접 한게임 포커게임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알고 싶어 한게임을 직접 해보니 사기성이 다분해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 불법 환전상까지 활개 치더라. 왜 이게 도박이고 중독이 되는지 금세 알 수 있었다.”

2011년 2월 NHN의 자회사 지플러스 직원들이 짱구방(짜고 치는 사기게임) 운영으로 검거되는 사건을 목격한 그는 포털 다음에 ‘인터넷도박방지위원회’ 카페를 개설하고 사비를 털어 본격적으로 한게임 도박 추방 운동을 시작했다.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힘든 몸이지만 한게임 도박 추방을 위해 이인제, 문정림 국회의원을 비롯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 20여명을 직접 발품하며 찾아갔다. 또 언론에도 수차례 제보했다.”

또 그는 2012년 1월 법원에 NHN 도박행위 운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한게임의 도박행위를 방조한 최광식 전 문화부 장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올해 1월에는 김상헌 NHN 대표, 이은상 한게임 대표, 김근회 지플러스 대표를 도박개장과 사기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소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활동은 잠시뿐이었고 고소, 가처분 신청도 제대로 된 조사 한번 받지 못하고 모두 각하 처분됐다.

어려운 점은 아픈 몸과 정부·게임업계의 외면뿐이 아니었다. 한게임 도박 관계자들의 수없는 협박과 회유도 그를 괴롭혔다.

“매일 걸려오는 협박 전화는 셀 수도 없다. 또 2011년 10월 쯤 신분을 밝히지 않은 두 사람이 찾아와 내게 6억원을 줄 테니 활동을 그만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암이나 협박, 외면도 그의 한게임 도박 추방운동을 막지는 못했다. 지난 1월 세잎클로버(전국도박피해자모임) 위원장으로 선출된 그는 한게임 도박 추방을 위해 죽음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2년간 한게임 피해는 너무나 명확하며 지금도 한게임에서는 한 판에 수백만원이 오가는 불법 도박이 합법이란 이름 아래 벌어지고 있다. ‘공룡기업’ NHN을 상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죽기 전까지 한게임의 폐해를 국민과 정부에 알리는 것뿐이다.”

한게임 도박 피해자로부터 이창근씨가 받은 감사편지.
남궁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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