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6일 첫 선고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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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게임 캡처 화면 |
아시아투데이 최석진 기자 = “내가 구입한 게임 아바타 구매대금을 돌려달라.”
NHN이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사이트 ‘한게임’을 상대로 이용자 김모씨(44·경기도 수원시)가 ‘아이디 삭제에 따른 청산금을 지급하라’고 낸 소송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선고공판에서 김씨의 청구가 일부라도 받아들여질 경우 NHN을 상대로 한 유사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7일 법원 등에 따르면 10년 넘게 한게임 포커 게임을 이용해 온 김씨는 지난해 말 NHN을 상대로 삭제된 자신의 아이디로 구입한 아바타 대금 700만원을 반환하라는 청산금 반환청구 소송을 냈다.
김씨는 당초 NHN 본사가 있는 성남지방법원을 피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은 관할법원인 성남지법으로 사건을 이송하려했지만 ‘성남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김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이송했다.
또 기초생활수급자로 변호사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없는 김씨를 위해 지난 1월 수원지법은 김씨의 소송구조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소장에서 “한게임측에서 정당한 사유도 없이 일방적으로 게임 아이디를 삭제했다”며 “최소한 이번에 삭제된 아이디로 구입한 아바타 대금은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게임은 지난해 10월 김씨의 한게임 아이디 3개의 이용을 정지시키고 삭제 처분했다. 김씨가 보유하고 있는 포커머니 중에 해킹머니(환전업자가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생성한 게임머니)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였다.
재판 초반 한게임측은 김씨를 게임머니를 사고파는 ‘환전상’으로 몰아가며 “게임산업진흥법상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게임 아이템 중개 사이트인 ‘아이템 베이’에서 게임머니를 구입했을 뿐 자신은 환전상이 아니라며, 한게임측에 자신이 환전상이라는 점을 입증할 것을 요구했다.
궁지에 몰린 한게임측은 최근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우리로서는 김씨가 자신의 명의로 된 아이디 외에 타인의 명의로 된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환전상인지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다. 하지만 환전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해 약관에 따라 가한 제재는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사 김씨가 환전상이 아니라 해도 한게임 약관 상 ‘게임운영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에 해당돼 아이디 삭제 조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씨는 “이전에도 비슷한 제재를 받았다가 로그인 기록과 구매내역을 통해 아이템 베이에서 구입한 사실을 확인해주고 제재를 푼 적이 있다”며 “결국 한게임은 게임머니를 사고파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제재 의사가 없고, 다만 자신들의 매출에 해가 되는 해킹머니 유입만 막으면 된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씨 사건을 대리하고 있는 민우기 변호사(법무법인 밝음)는 “한게임측은 스스로 김씨가 환전상이라는 점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며 “한게임측이 또 다른 사유로 제시하고 있는 약관 규정 역시 ‘고객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인데다 ‘사업자가 부담할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내용으로 약관규제법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소송을 내기에 앞서 김씨는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지난해 5월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는 한게임측이 김씨에게 아바타 구매대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350만원을 반환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한게임측은 위원회의 결정에 강제력이 없다는 점을 들어 따르지 않았다.
김씨가 이번에 소송을 낸 아바타 구매대금 700만원은 그동안 김씨가 한게임을 통해 구매한 총 아바타 대금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김씨 외에도 한게임이 정한 약관에 따라 아이디가 삭제되면서 아바타를 이용할 수 없었던 이용자의 수는 최소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