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아파트 1층이 재조명 받고 있다. 건설사들이 기존 문제점을 보완·특화하는 설계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다 층간소음 문제로 자녀가 있는 가정의 1층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건설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들에는 1층에 적외선 감지기, 필로티, 복층 구조 등 특화 설계가 적용되고 있다.
고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에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내부 노출, 범죄 우려, 채광 문제 등을 해결하면서 새로운 블루칩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어린 자녀들이 뛸 때마다 아래층 이웃에게 항의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던 수요자들이 1층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동탄2신도시 2차 동시분양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로열층이 아닌 1층이었다.
금성백조가 복층가구로 구성한 전용면적 84㎡D 타입은 모두 1층으로, 14가구 모집에 194명이 몰려 13.8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2차 동시분양 물량을 통틀어 최고 경쟁률이다.
동원개발이 고양시 삼송지구 A17블록에 짓는 '삼송 동원로얄듀크'는 지대를 8m 이상 높였다. 1층을 인근 다른 단지의 2~3층 높이로 설계해 조망권을 확보했다. 단지 3면을 둘러싼 자연녹지와 창릉천, 오금천, 공릉천이 어우러진 환경을 1층에서도 누릴 수 있다.
서울 인왕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곳에 위치한 현대산업개발의 '인왕산 2차 아이파크'는 총 5개동 중 2개동 1~3층에 테라스하우스를 제공한다. 4~5베이(bay)를 강조하는 등 테라스하우스 특화 평면을 선보일 계획이다.
코오롱건설이 대구에서 분양한 '수성못 코오롱 하늘채'는 고령자나 장애인들의 저층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1층 가구에서 공용 홀을 거치지 않고 바로 현관 출입이 가능하도록 전용 현관문을 뒀다.
경기 시흥시 죽율동에서 분양 중인 '시흥 6차 푸르지오 1단지'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가스배관을 이용한 배관용 방범 시설이 설치됐다. GS건설이 대구에 공급하는 '대신 센트럴자이'의 저층 창문에도 적외선 감지기가 설치됐다. 이 장치는 외부에서 벽을 이용하는 침입자를 감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