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골든 에이지들 사이에 법적으로 등록은 하지 않고 동거만 하는 재혼 방식이 대유행을 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아직 잡히고 있지 않으나 전국적으로 어림잡아 1000만 명 가량은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1500만 명 가까이는 되지 않겠느냐는 추산을 하기도 한다. 웬만한 유럽 중소 국가의 인구에 해당하는 셈이다.
자녀들이 부모의 재혼을 반대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만화. |
이처럼 중국의 골든에이지들이 재혼을 하면서도 법적으로 독신인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가족의 반대를 꼽을 수 있다. 호적이 복잡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재산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과연 끝까지 갈 수 있는 상대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서로에 대한 탐색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법률 상식 부족, 나이가 먹었는데 혼인신고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식 역시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동거를 선택하는 골든에이지들은 당연히 살다가 마음에 맞으면 계속 살고 그렇지 않으면 헤어진다. 그래서 이런 결혼 형태를 저우훈(走婚)으로 부른다. 살다가 갈 수도 있는 결혼이라는 의미가 아닌가 보인다. 저우훈쭈(走婚族)는 말할 것도 없이 이런 형태의 결혼을 하는 골든에이지들을 일컫는다.
베이징의 한 골든 에이지 부부가 재혼식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으면 결혼은 효력이 없다. |
당연히 이런 결혼 형태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예컨대 동거 상대와 사별이라도 하게 되면 수 십 년을 함께 살았더라도 재산 분할 청구를 하지 못한다. 이 경우는 상대적으로 여성 골든 에이지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보면 된다. 골든에이지 부부로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경우 주택을 신규로 구입할 때 손해를 많이 보게 된다.
이에 대해 추이산윈(崔山雲) 변호사는 "중국에는 노인 부부들에게 주는 혜택이 꽤 있다. 그러나 동거만 하면 이런 혜택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면서 동거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강조한다.
현재 결혼하지 않은 채 동거만 하는 재혼 골든에이지들이 가장 많은 곳은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이 단연 첫손가락에 꼽힌다. 전체 노인 인구 140만 명 중에서 10만 명 이상이 이런 생활을 한다는 것이 중국 노인 정책 당국의 추산이다.
향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더라도 이런 재혼을 선택할 골든에이지들은 늘어만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재혼에 나서는 지금의 중국 골든에이지들은 혼인 신고를 통한 법적 보호를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반려자의 존재, 재산 싸움에 대한 부담 등에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