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에는 치킨집 창업 붐이 일었다. 10년 뒤인 2000년대 초반에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 ‘이미 포화상태’라고 평가받던 프랜차이즈 업계에 떡볶이집 창업이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분식 프랜차이즈는 4년 전보다 무려 62% 증가했다. 동네 떡볶이집은 줄고 있는 반면 분식 프랜차이즈는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소비자들이 밥상 물가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금전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젊은 직장인들과 대학생을 중심으로 시장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에 최근에는 떡볶이를 간식이 아닌 식사대용으로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 점 역시 떡볶이집 창업 붐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떡볶이 가맹사업에 대해 “떡과 소스를 버무리는 간단한 작업으로 조리가 가능하고 창업비용이 저렴한 점 등의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고객 회전율이 빨라 26.4m²(8평) 이하의 좁은 매장에서도 운영이 가능하고 시내 한복판이나 초등학교 맞은 편 상가 등 어느 곳에 위치해도 잘 어울리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떡볶이 프랜차이즈 아딸(대표 이경수) 역시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부근의 한 건물 반지하에 첫 매장을 열었다.
아딸은 2002년 ‘아버지튀김 딸떡볶이’라는 간판을 달고 1호점 영업을 시작했고 10년 만에 매장수를 960개까지 늘렸다.
밀떡과 쌀떡을 동시에 판매하는 게 다른 업체와의 차이며 튀김과 순대는 물론 탕수육·닭꼬치·떡강정 등 13종류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또 다양한 분식을 즐길 수 있도록 떡볶이·찹쌀순대·허브튀김·탕수육 등을 세트로 묶어 판매 중이다.
창업비용으로 3.3m²(1평) 당 140만원의 인테리어비와 가맹비·시설비 등을 포함해 33m²(10평) 기준 4350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작년 매출은 1700억 원이다.
죠스떡볶이(대표 나상균)는 2007년 서울 고려대학교 인근에 첫 번째 매장을 열고 5년 만에 점포수를 280개까지 늘렸다.
메뉴는 떡볶이와 튀김·어묵·순대 등 4종류며 경쟁사보다 매운 맛의 떡볶이, 견과류를 넣은 순대 등으로 차별화했다.
죠스떡볶이 관계자는 “서울에서 시작돼 수도권을 중심으로 성장해 전체 매장의 80%가 이곳에 모여 있다”며 “올해 1월 영남지사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으로 전국을 상대로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3.3m² 당 180만원의 인테리어비와 가맹비 500만 원 등을 포함해 33m² 기준으로 5500만원이 필요하다. 2012년 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대떡볶이(대표 김상현)는 2010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첫 매장을 세웠다.
국물 떡볶이의 모습을 한 국대떡볶이는 2011년 67개의 매장을 오픈했고 2013년 160번째 매장을 열었다.
국대떡볶이는 교육비와 가맹비·로열티 등이 없어 경쟁사에 비해 창업비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창업비용은 4000만원이며 지난해 매출로 300억원을 올렸다.
국대떡볶이 관계자는 “물류비용 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겠다”며 “어떤 곳에 매장을 열어도 5000만원 이내에 창업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공수간(대표 박종길)은 4곳의 지사를 둬 철저한 관리를 해 주는 점이 강점이다.
2012년 9월, 유명 맛집과 손잡고 프랜차이즈 분식집으로 발전한 공수간은 한류스타들도 줄 서서 먹는 집, 한 번 맛보면 또 먹고 싶어진다는 의미의 마약떡볶이 등의 별명이 붙었다.
공수간은 5개월 만에 전국 20개의 매장을 열었고 곳곳에 지사를 두는 한편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매장수를 늘릴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공수간은 창업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식점이나 양식집을 오픈할 때는 신중하면서 떡볶이집은 쉽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흔한 음식인 만큼 신중하게 생각해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떡볶이 단가가 낮은 만큼 높은 수익을 올리려면 그만큼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화하고 장기간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박리다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