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트이기 시작한 숨통은 올해 더욱 시원하게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동아제약 녹십자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등 주요 제약사들은 의약품 일괄 약가인하, 리베이트 쌍벌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악재로 실적이 악화됐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고령화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다시금 실적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제약업종 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동안에만 KOSPI대비 3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출면에서 인구 고령화로 성인질환(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이 증가해 원외처방량이 회복세를 나타낸 점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제약업종의 고령화 수혜 현상이 장기 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주용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치료 의약품 수요 증가와 소득증가에 따른 1인당 약제비 소요 증가, 정부규제 완화에 따른 이익 개선, 수출확대로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 등을 통해 산업 자체가 성장 추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의 불황이 깊어지고 있지만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인해 발생되는 각종 질환들은 치료를 미루거나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석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서의 매력도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과 기관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주간 제약업종 지수는 3417.11에서 3658.51로 7.1%가량 뛰었다. 특히 외국인들과 기관들의 매수 타이밍이 비슷한 것으로 미뤄 제약주들에 대한 매력이 이미 부각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대차거래량을 통해서 이같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제약업종이 재조명 받기 시작한 지난 5월부터 대차거래량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말 기준으로 제약업종의 대차거래량은 1725만8901주에 불과했으나 지난 26일에는 3179만6976로 증가했다.
대차거래란 주식을 장기보유한 증권회사로부터 단기적으로 주식을 빌려 거래하는 것으로 공매도 등 다양한 투자기법에 사용된다. 통상 대차거래량이 많을 수록 기관이나 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경우가 많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고령화 추세에 발맞춰 제약주들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체 의료비에서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26%정도"라며 "정부 규제가 강화돼 발목을 잡지만 않는다면 고령화에 따른 장기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