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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 시대] 은퇴 후 부부 잘 지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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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승인 : 2013. 02. 27. 06:06

* 적절한 시간ㆍ건강ㆍ경제력 삼박자 맞아야
# 백 모씨(59)는 대기업 임원으로 최근 퇴직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아내나 아이들과 말 한마디라도 섞을라치면 무시당하기 일쑤다. 속으로 '30여년을 가족을 위해 희생했는데', '회사 다닐 때는 임원이라고 대우라도 받았는데'라며 아쉬움을 삼킨다.

# 김 모씨(56·여)는 "자식들을 위해 필요에 의해 (남편과) 산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남편이 은퇴하면 집안 일에 뭔가 보탬이 될 줄 알았다. 웬걸, 오히려 일거리를 더 만든다. 빈둥거리면서 밥만 축내는 '웬수'가 따로 없다. 남편의 "골프나 치러 다니련다"는 말에 울컥했지만, 차라리 눈에서 안 보이는게 속 편할 것 같았다. 

은퇴자들이 가정에 복귀하면 그야말로 '찬밥' 신세다. 사회적 지위 등 그동안 일궈왔던 모든 것을 한순간에 내려놔야 하는 만큼 자괴감도 크다. 아내는 아내대로 '은퇴남편 증후군'에 시달린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를 함께 지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부부라도 은퇴 후 갑작스럽게 친밀해지기는 어렵다. 

여성경제연구원은 경제력뿐 아니라 적절한 시간의 공유 및 건강관리 등을 통해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관리다. 건강악화는 가정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 남편들은 한국의 고속 압축 성장기에 힘든 사회생활을 했다. 그만큼 노후를 앞두고 질병을 얻을 확률도 높다. 한 의사는 남편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조금만 더 일할 수 있는지 묻는 아내들을 다수 봤다고 했다. 경제적 지원이 끊기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부터가 걱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가족생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남편이 사회생활 중이라도 주말을 이용해 최소한 산책이라도 함께하는 등 부부가 일정 시간을 공유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자녀들까지 함께하면 더욱 좋다. 

아내가 쌓아 온 지역단위 모임에 남편이 자연스럽게 동참하거나, 동반 외출을 늘리는 모습 등이 가장 바람직한 예다. 남편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기도 하다. 

봉사활동 및 재능기부 등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소일거리나 주말농장과 같은 생산적인 노동도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이같은 가족단위 사회공헌 활동을 유도하고 있는데, 활용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벌어놓은 자산을 잘 관리해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벌이는 없고 세금으로 돈이 새어 나갈 일만 남았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돈 굴릴 곳도 마땅치 않다. 절세와 생활비 절약은 필수다. 부부가 재테크 상담을 같이 받거나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눈 뒤 함께 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

김영란 여성경제연구원 박사는 "건강한 노후대비를 위해서는 적절한 시간 공유, 건강, 경제력 등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며 "특히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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