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많은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두 종목의 현주소는 참담하다. 복싱은 몇 년째 메이저 복싱기구(WBA·WBC·IBF)의 세계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레슬링은 올림픽 퇴출을 걱정하는 처지다.
21일 스포츠계에 따르면 위기에 처한 복싱과 레슬링의 부활을 위해 ‘레전드’ 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두 종목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타출신 선수들은 ‘제2의 영광’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복싱계에서는 ‘4전5기의 신화’ 홍수환(63)과 ‘돈팔이’ 박종팔(55) ‘작은 들소’ 유명우(49)가 힘쓰고 있다.
유명우는 “경기수가 많아져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돼야 한다”며 “팬들이 복싱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면 관심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효자 종목을 자부했던 레슬링은 최근 날벼락을 맞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년 대회부터 올림픽 ‘핵심종목’에서 레슬링을 제외하면서다.
그러나 레슬링의 올림픽 퇴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레슬링은 올림픽 합류를 노리는 야구·소프트볼, 가라테, 우슈, 롤러스포츠, 스쿼시, 스포츠클라이밍, 웨이크보드 등 7개 후보 종목과 함께 2020년 올림픽 참가를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 8개 종목은 오는 5월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차기 IOC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이어 집행위는 8개 종목 중 하나를 선택해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2020년 올림픽 종목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11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 레슬링의 전설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올림픽 레슬링 2연패의 주인공인 심권호 코치(41)는 “지금까지 국제레슬링연맹(FILA)이 두 손을 놓고 있었다면, 이제 다음 집행위원회에 대비해서 최선을 다하는 설득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스포츠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양정모 희망나무커뮤니티 이사장(60)은 “고대 올림픽부터 치러 온 종목인 만큼 IOC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 테니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레슬링다운 레슬링으로 돌아가 IOC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고 협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