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직 한국은행 산업분석팀 과장 등은 11일 내놓은 '고령화국가의 부문별 지출여력 분석'보고서에서 "고령화의 진전으로 가계와 정부의 지출여력이 약화된다 하더라도 기업의 지출여력이 강화되면 전체 경제의 지출여력을 유지하거나 확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출여력이란 정부, 가계, 기업 등 각 경제주체가 추가지출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잉여재원으로 가처분소득에서 지출을 제외한 부분을 말한다.
보고서는 노인부양비율이 높은 전세계 9개 고령화 국가를 분석한 결과, 주요 고령화 국가에서 지출여력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1995~1997년 중 평균 22.9%이던 노년부양비율이 2008~2010년 중 30.5%로 상승했다.
이 기간 가계와 정부의 지출여력은 각각 1.1%포인트, 0.3%포인트씩 감소했지만 기업의 지출여력은 2.3%포인트 늘어나 전체 경제의 지출여력은 0.9%포인트가 확대됐다.
보고서는 "기업의 지출여력이 강화되면 경상수지의 흑자기조를 바탕으로 국민소득 기반이 확충되고 고용의 안정성도 높아진다"며 "고령화 국가에서 기업 지출여력의 안정적 유지가 매우 중요한 정책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지출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는 △정보망·금융·인적자원 등 인프라 구축 △기업의 혁신역량을 유인한 제도 제공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 추진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