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강진웅 기자 = #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진용기씨(49·남)는 지난 2011년 2월 퇴직한 후 재취업을 준비했다. 진씨는 창업 실패 경험도 있어 눈높이를 낮췄다. 연봉, 정규직 등에 기대를 크게 걸지 않았다. 하지만 진씨와 같은 40대 후반 이상의 퇴직자들에게 재취업 문은 좁기만 했다. 거듭된 실패로 자포자기했던 그는 중견전문인력의 재도약 교육과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재취업 전략을 세웠고, 결국 전사적자원관리(ERP) 컨설팅 기업에 합격했다.
진씨의 경우처럼 국내에서 40~50대 퇴직자들이 재취업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업과 사회의 재취업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견 인력의 재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업무 능력을 중시하는 풍토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견전문인력 종합고용지원센터가 지난해 센터를 통해 재취업한 5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9%가 '나이보다는 업무능력을 중시하는 기업과 사회풍토 조성'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견인력에 대한 구인·구직정보 등 통합채용정보시스템 구축'(20.6%), '중견인력 채용기업에 대한 고용보조금 지급·세제 혜택 등 정책지원확대'(19.7%) 보다 높은 것이다.
전경련은 이와 관련해 "나이보다 업무능력을 중시하는 풍토 조성 요구가 가장 많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연령이 많은 중견인력의 재취업에 대해 인식이 미흡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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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경련 중견인력 종합고용지원센터 |
재취업에 성공했더라도 구직자의 눈높이가 퇴직 이전 직장 수준에 머물고 있고 중소기업의 임금 복지수준과 근무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도 많았다.
응답자의 41.7%는 새로운 직장과 업무 적응시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복리후생 수준과 근무환경'을 꼽았다. 특히 재취업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낸 이들일수록 임금부문의 불만이 높았는데, 전경련측은 "재취업기간이 길어질수록 근무환경이 좋지 않은 일자리에 취업되는 현실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중견인력에 대한 다양한 직업전문교육과정을 신설해 직무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특히 중견인력 재취업이 활성화되려면 사회안전망 구축, 국가재정의 건전성 확보 외에도 대기업 출신의 중견인력들이 중소·중견기업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