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노년층 지니계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멕시코, 칠레 등 남미 국가들과 함께 최고 수준이다.
30일 통계청, 한국노동연구원, OECD 등에 따르면 65세 이상 은퇴연령층 가구(2인이상 전국가구)의 2011년 지니계수는 경상소득 기준으로 0.419, 시장소득은 0.505, 가처분소득으로는 0.418로 각각 집계됐다.
시장소득은 경상소득에서 공적 이전소득을, 가처분소득은 경상소득에서 연금, 사회보험 등과 같은 공적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것이다.
반정호 노동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 소득불평등 실태에 대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런 수치는 지니계수 조사가 도시가구에서 전국가구로 확대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경상소득의 경우 2003년 0.399에서 2011년 0.419로 높아졌고, 시장소득은 0.478에서 0.505로, 가처분소득은 0.405에서 0.418로 각각 상승했다는 것이다.
반 연구원은 "노동시장에서 은퇴한 65세 이상 세대의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0.400을 모두 넘어서고 있어 노년층의 소득분배가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노년층의 빈부격차 심화는 소득 상위 20% 계층의 소득을 하위 20% 계층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에서도 확인됐다.
경상소득 기준으로는 2003년 8.7배에서 2011년 10.3배로, 시장소득은 22.0배에서 31.1배로, 가처분소득은 9.5배에서 10.8배로 각각 상승했다.
2011년의 각 소득 기준 소득 5분위 배율은 모두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노년층의 지니계수는 OECD에서도 가장 높은 편이다.
OECD가 집계한 2000년대 후반 65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지니계수(가처분소득 기준)는 0.405으로 34개국 중 세번째로 높았다.
한국보다 노년층 지니계수가 높은 국가는 멕시코(0.524)와 칠레(0.474) 뿐이며, OECD 평균은 0.299였다.
반 연구원은 "우리나라 노년층의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은 사회복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더욱이 소득 재분배를 위한 공적 이전과 조세제도는 누진성이 낮은 수준이고 은퇴연령층 가구에서는 오히려 역진적인 구조여서,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