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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 시대] “발명, 어렵지 않아요~”...일상 속 아이디어가 성공열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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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영 기자

승인 : 2013. 01. 02. 18:24

* 생활 속 발명으로 인생 2막 시작하다… 서정옥 뉴디아인덱스 대표
서정옥 대표는 여성들도 의지와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에 도전한다면 여성CEO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투데이 김난영 기자 = “창업 아이템은 멀리 있지 않아요.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의지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면 틀림없이 눈에 보인답니다.”

휴대용 멀티 독서대를 판매하는 ㈜뉴디아인덱스의 서정옥 대표(56)<사진>. 그녀는 직원 25명에 자본금 3억원의 회사를 이끌고 있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그녀는 또 여성발명협회가 인정한 ‘발명가’기도 하다.

서 대표는 지난 1988년 성경에 반달색인을 새기는 인덱스 회사를 차리면서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미혼 시절 회사를 다니며 월급을 모아 마련한 자본금 5000만원으로 국내에 최초로 반달색인을 의장등록하고 20여년 동안 인덱스 사업을 영위해 왔다.

그러나 자신만의 브랜드 사업이 아니라 출판사와의 하도급거래를 통해 영위하는 인덱스 사업은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였다. 게다가 경영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추진한 개성공단 입주마저 난관에 부딪치면서 서 대표에겐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질 수 있는 제2의 창업이 절실해졌다.

그러나 어떤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해야 할지는 여전히 난제였다. 고민하던 서 대표가 아이디어를 얻은 곳은 평범한 일상에서였다.

“사업상 문제로 힘든 마음을 달래려 성경을 읽고 있다가, 문득 무거운 성경책의 책등에 거치대가 붙어 있다면 읽을 때 힘들게 손으로 받치지 않아도 돼서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 대표는 떠오른 생각을 곧장 메모했고, 이 메모가 책등과 일체형인 ‘붙이는 독서대’ 개발로 이어졌다. 그녀가 최초로 개발한 자신만의 브랜드 상품이었다.

“일단 한 번 상품을 개발하자 또 다른 상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에 어딜 가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어요. 새로운 시작이었죠.”

붙이는 독서대에 이어 서 대표가 개발한 상품은 ‘휴대용 멀티 독서대’다. 서 대표는 두 번째 상품 역시 일상 속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이었던 딸의 시력이 점점 나빠졌어요. 원인은 책을 읽으며 고개를 숙여 가해지는 안압(眼壓)이었어요. 독서대를 사용하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었지만 나무로 만들어진 일반 독서대는 크고 무거워 딸이 쉽게 들고 다닐 수 없었죠.”

서 대표는 곧장 ‘휴대용 독서대’ 발명에 몰두했다. 그러나 두 번째 발명은 좀 더 신중해야 했다.

“시중에 이미 나와 있는 독서대가 많았기 때문에, 단순한 독서대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병풍처럼 접는 형태로 휴대성을 살리는 동시에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도 거치할 수 있는 ‘멀티’ 제품을 떠올렸습니다.”

접어서 여러 사이즈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독서대를 개발하기 위해 서 대표는 근 6개월간을 밤새 골판지나무젓가락과 씨름하며 모형을 만들었다. 그렇게 개발한 ‘휴대용 멀티 독서대’는 오는 2월 출시를 앞둔 ‘세이프힌지’ 발명으로 이어졌다.

“독서대가 접히는 부분의 연결고리를 만들면서 갑자기 아이들이 문 경첩에 손이 껴 다쳤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문틈이 벌어지지 않아 손이 끼지 않는 경첩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곧장 아이디어를 메모했죠.”

서 대표가 본인의 아이디어 수첩을 펼쳐보이고 있다.

발명이 또 다른 발명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몸소 체험한 서 대표는 자연스레 사소한 일도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서 대표가 가지고 다니는 ‘아이디어 수첩’에는 하루하루 떠오른 아이디어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그러나 모든 아이디어가 사업이 될 순 없다고 그녀는 말한다.

아이디어 수첩.
   
“일단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모두 적어 두지만, 그 중 사업이 되는 아이템은 일부입니다. 내 능력으로 실현이 가능한지, 사업성은 있는지, 요즘 트렌드와 맞는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확신을 가지고 뛰어들어야죠.”

일상 속에서 얻은 발명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과정도 쉽지 않다. 서 대표는 이 과정에서 한국여성발명협회(여발협)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여발협은 시제품 제작 지원사업 및 여성 발명품 박람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디어가 있지만 시제품을 만드는 데 난항을 겪는 여성들과 제품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창업자들을 돕고 있다.

“창업은 누구에게나 어렵겠지만 특히 여성들에게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의지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든 여성 CEO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성 CEO로 계속 활약하고 싶다는 서 대표는 최근엔 또 다른 발명을 준비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친정어머니를 보며 떠올린 노인들을 위한 ‘100세 시대’ 제품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얻는 비결을 묻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상품을 개발하고 발명하는 건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의지가 있는 사람이에요.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주위를 살피면 아이템은 어디에나 있어요.”
김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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