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박근혜 당선인이 19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꽃다발을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이병화 기자photolbh@ |
여성 대통령이라는 존재 자체가 쇄신과 통합의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견주어 여성 지위가 낮은 편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여성 대통령이 나오면 나라의 위상이 바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어 부정부패가 자랄 원천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지난 16일 진행된 마지막 TV 토론 말미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은 ‘대한민국과 결혼한 여자’라는 표현을 쓰며 이념갈등과 양극화로 갈라진 나라를 통합하고 치유할 개혁의 최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미 박정희 정부 시절 5년 넘게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퍼스트레이디라면 보통 외국 정상 부인과의 환담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사실 박정희 정부 시절 박 당선인의 공식 일정 대부분은 서민들을 만나는 것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 5년을 거치면서 한국이 세계적인 강국 대열에 올랐지만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고 피곤하기만 하다고 지적한다. 나라의 국격과 경제 규모가 크게 성장했지만 개인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런 시기에는 더욱 국민의 삶을 구석구석 어루만지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 당선인은 성장률보다 고용률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 ‘경제 민주화’로 국민의 삶을 바꾸겠다고 했다 .이는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공약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사회에서 ‘여성 대통령 불가론’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들고 나오는 단골 메뉴가 ‘여자는 군 경험이 없기 때문에 국군 최고통수권자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박 당선인에게는 이런 논리가 잘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 당선인은 선거 운동에서 안보 국방 분야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압도했다.
박 당선인의 ‘여성 대통령론’은 실제 그의 당선에 큰 도움이 됐다. 지난 11월27일 박 당선인이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이자 정치쇄신” 이라고 발언하자 트위터 상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홍보회사 미디컴이 소셜여론 분석서비스 펄스K를 통해 11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 간 ‘박근혜’와 ‘여성’을 함께 언급한 트윗 6861건을 분석한 결과, 우리 나라에도 여성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박 당선인의 설명에 공감하고 환영하는 트윗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조사기간(24일~30일)동안 박근혜 후보의 ‘여성 대통령론’에 대한 긍정여론(79.3%)은 부정여론(18.7%)보다 약 4배 이상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