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화이자와 의학연구진은 지난 주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전염병학회 회의에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 '프리브나 13'이 1918년 스페인 독감과 같은 심각한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경우 38만8천명의 폐렴 발병을 막아 62억달러의 보건 비용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프리브나(Prevnar)는 제약회사 와이어스(Wyeth)가 개발한 폐렴구균 백신으로 7종의 폐렴구균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 와이어스는 최근 화이자에 인수됐다.
'프리브나 13'은 프리브나를 개량한 것으로, 연쇄상구균성 폐렴 등 13종류의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미 에모리대의 키스 클루그먼 박사는 2일 "이 백신을 도입하는 나라들은 (독감으로 인한) 폐렴 구균감염을 예방해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렴구균은 기도의 상부를 감염시켜 폐렴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로 세균성 폐렴 가운데 60~70%가 이 균에 의해 일어난다.
클루그만 박사는 "어떤 인플루엔자에서도 폐렴은 주요 사망원인으로, 인프루엔자와 폐렴구균 감염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들도 더 많이 나오고 있다"며 "폐렴구균 백신이 인플루엔자를 예방한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폐렴구균으로 인한 2차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앨라배마 대학의 리처드 위틀리 박사에 따르면 올해 신종플루로 숨진 미국 어린이 114명 가운데 상당수에서 2차 세균감염이 직접 사망원인으로 파악됐다.
위틀리 박사는 "(신종플루 감염 어린이의) 세균 감염에 따른 사망 3건 중 2건이 폐렴구균과 관련이 있다"며 많은 경우 폐렴구균 백신을 미리 접종했다면 목숨을 잃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틀리 박사는 앞으로 2~4주 사이에 모든 어린이가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받지는 못할 것이라며 어린이들에게 프리브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미 식품의약국(FDA)는 화이자의 '프리브나 13'을 적용하는 방안을 오는 12월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한해에 160만명 이상이 폐렴구균 감염으로 숨지며 이 중 절반 가량은 어린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