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등 주사형 치료제 응급사용 검토
위급한 중증 신종인플루엔자 환자에게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미허가 항바이러스제를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일 의료계와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달부터 생명이 위태로운 신종인플루엔자 중증환자에게 항바이러스 주사제 페라미비르를 의사의 요청에 따라 공급하는 특단의 조치가 시행된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생명이 위중한 환자의 경우 의사가 요청하면 식약청의 승인을 거쳐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르면 이달 안에 공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응급사용 규정은 말기 암 등 다른 치료제가 없고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에게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의약품을 제한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바이오크리스트가 개발한 페라미비르는 타미플루 와 리렌자 에 이은 제3의 항바이러스제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작용은 비슷하지만 두 약이 5일 동안 복용 또는 흡입하는 것과 달리 정맥에 한 번만 주사로 투여하면 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기존 치료제를 쓸 수 없거나 약효가 없는 중증환자에게 페라미비르를 쓸 수 있도록 응급허가를 내줬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미국에서 매우 위중한 환자 20여명에게 두 배 용량의 페라미비르를 5일 연속 사용한 결과 50%가량의 환자가 생존했다"며 "국내에서 아직 허가가 나지 않은 의약품이지만 중증환자에게는 제한적으로 사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국내에는 약 2000~2500명(5일 연속 투여 기준)의 중증환자에게 공급할 분량의 페라미비르가 수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