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일부 학교는 휴반 결정 후 수업일수 차질 등을 우려해 뒤늦게 결정을 취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2일 서울시교육청의 신종인플루엔자 발생 및 조치상황 (10월23일 오후 1시 기준)을 보면, 당일 기준으로 부분 또는 전체휴업을 결정한 학교는 모두 91곳으로, 이들 평균 환자수(완치자 제외)는 45.5명이었다. 확진 환자수가 20명이 안돼도 전체 휴교를 결정한 학교가 10여 곳에 달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31일 내놓은 학급휴업 기준인 ‘확진환자 10% 이상 혹은 의심환자 25%’ 기준에 따르면 이들 학교 중 상당수는 휴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비록 기준에 미달해도 ‘학교장 자율에 따라 휴업을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기준을 벗어나 휴업을 결정할 수 있는 학교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다보니 교육당국의 휴업지침은 신종플루 확산 방지보다는 오히려 감염확산에 따른 수업일수 결손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최근 서울 송파구 A중학교에서는 학년별로 3개 학급에서 확진환자가 속출하자 해당학급에 대한 휴반을 결정했다가 뒤늦게 교사회의를 통해 휴반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학교장은 “수업시수 보강대책이 어려워 교사들이 (휴반은) 안된다고 호소해왔다. 건강한 아이들까지 쉬게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휴업 당일 오전에 집에 돌려보냈다가 오후에 다시 등교시켰다”고 설명했다.
일선 고교에 근무하는 한 여교사는 “최근 한 담임교사가 신종플루에 걸려 한주 내내 수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주변교사들은 플루에 감염된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수업진도를 나가지 못하게 된 점을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외국의 경우 천재지변 시에 수업일수 확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감염방지에 주력하고 있다”며 “학교가 수업일수 부담으로 휴교를 꺼리는 만큼 교육당국이 조속히 통일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