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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고사리 꺾다 길잃은 사람들 ‘지난 3년간 13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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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5. 04. 29. 09:19

특히 봄철에 안개 등 기상악화 심해 위험 도사려
지형지물 잘아는 토박이들도 길잃고 헤매기 일쑤
단체로 나물캐고 서로 수시로 안부 확인해야
제주동부서, 안전수칙 만들어 주민에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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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제주도 산간지역은 안개비와 안개로 인한 가시거리가 매우 짧은 날 이였다. 그리고 12시 넘어서 까지 안개는 걷히지 않았다. 오전 8시경에 고사리 채취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차도를 걷고 있다.그리고 차도에는 차량들이 계속 지나가고 있었다./부두완 기자
지난 21일 고사리 채취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뜻하지않은 실종과 자동차 사고 등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문의한 결과 지난 3년간 고사리 채취 기간 중 관내에서는 66명, 제주도 전체 138명, 올해들어 4월 23일 현재 벌써 58명 실종(미귀가)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고사리를 채취하다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길을 잘아는 제주도 토박이들도 특히 안개가 심하게 낀 날에는 방향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전관리 메뉴얼에는 기상 악화와 안개 낀 날에는 고사리 채취를 자제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한다. 새벽부터 고사리 채취 시간까지 5시간 가까이 산속에 머물며 안개에 의한 주변의 상황을 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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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전 8시경 산간지역 안개 낀 도로옆 주변에 고사리 채취객들 차량으로 보이는 차량과 농업용 차량이 주차하고 있다. 이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갓 길이 따로 없다./부두완 기자
가시거리는 약 50~100m 이내에서 시시각각 변화가 있었다. 이때 안개로 인한 매우 위험스러운 상황이 목격됐다. 우선 차도의 갓길도 아닌데 차량들이 주차했다. 채취객들이 걷고 있었다. 자칫 운전차량이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면 인명사고가 날 위험이 커 보였다.

고사리 채취 경력 50여년인 A 씨는 "고사리를 꺾을때 고개를 숙여 주변을 빙빙 돌아다니기 때문에 평시에도 방향 감각을 잃어 버리기 십상이다. 특히 안개가 자욱히 낀 날은 방향을 쉽게 잃을 수 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주변 지형과 지물을 훤히 끼고 있는데도 매우 신중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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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마을에서 한라산 방향으로 바라본 오전 11시 모습(위). 고사리 채취객이 산간 마을에서 고사리를 찾는 모습./부두완 기자
취재 당일 해변가 마을에서는 흐리지만 가시 거리는 3km 미터였다. 점심 무렵에도 한라산 방향 산간마을에는 뿌연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사리 및 봄나물 채취 시기에 안개 등으로 인한 기상 악화시 중산간 지역에서 실종 사건이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경찰에서도 채취객 실종 방지 예방 활동에 대한 종합 대책을 준비하고 읍·면·동 행정센터와 마을에 협조 공문을 보내 주의를 당부한다.

제주동부서 관내에서도 지난 3년간 고사리 채취 기간 중(미귀가) 22년 28건, 23년 18건, 24년 20건으로 총 66건 발생했다. 제주도 전체는 138건이며, 발생시기는 주로 3~6월이다.특히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올해 들어 4월 23일 현재 58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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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부경찰서가 봄철 고사리 및 봄나물 채취객들이 길잃음 방자를 위해 파출소 등에 배포한 리본. 오른쪽은 오창한 서장.
김문재 범죄예방대응과장은 "올레길 길잃음 방지 리본을 착안해 고사리 채취 기간 중 실종(미귀가) 예방을 위한 리본을 제작해 배부한다. 특히 중산간 지역(덕천리 사무소)를 방문해 100개를 배부했고, 구좌파출소(100개),조천파출소(50개)에도 배부했다"고 말했다.

여성과에서는 경찰서 전광판·마을 방송·홍보물(호신용 호루라기, 전단지) 등을 활용해 고사리 채취 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홍보를 하고 있다.제주동부서가 안내한 주요 안전수칙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인과 여성은 단독으로 고사리 채취를 자제하고 그룹으로 해야 한다. 함께 가더라도 수시로 상호 연락해 서로의 안전을 확인해야 한다.

둘째, 산에서 쉽게 발견될 수 있도록 밝은색 계통의 옷을 착용하고 늦은 저녁 시간까지 채취행위를 자제해야 한다.

셋째, 위급사항에 대비해 휴대폰과 예비 배터리, 호루라기 등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경찰은 봄철에는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기상악화 시 경광등, 싸이렌 방송 등 활용해 기동순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창한 제주동부서장은 "매년 3월에서 6월 사이 고사리 및 봄나물 채취 기간에는 마을 주민들도 방향 감각을 잃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관광객들은 기상악화시에는 나물 채취를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채취 전에는 각 지역 파출소와 행정센터에 안전에 대한 문의를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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