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손실 6.8조원·부채비율 117% 부담 여전
외부자본 의존 구조 문제…"자생력 확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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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HUG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44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4532억원)보다 69.1% 감소했다. 사고 건수도 6593건에서 2321건으로 64.8%, 대위변제액 역시 7580억원으로, 전년(8849억원) 대비 14.3% 줄어들었다.
이는 2022년 하반기부터 전셋값이 안정되면서 고위험 물건 비중이 줄어든 영향으로, 특히 2023년 5월 전세가율 기준을 100%에서 90%로 하향조정한 조치가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회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올 1분기 HUG는 대위변제액 7579억원 중 2619억원을 회수하며 34.6%의 회수율을 기록했다. 이는 통상 20~30% 수준이던 과거 평균을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회수율 향상은 '든든전세' 등 새로운 사업모델 도입과 체계적인 채권관리 시스템 구축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채권 회수액이 전년 대비 90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순손실 규모를 1조3400억원 축소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세 사기 여파로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누적 순손실 6조7883억원은 여전히 HUG의 발목을 잡고 있다. 책임준비금은 7500억원에 그쳐, 잔여보장요소 5조3700억원과 예상 손실액 4조6100억원을 감안하면 매우 취약한 상태다. 부채비율은 116.9%이며, 보증배수는 법정 상한인 90배에 육박한다.
HUG의 자본총계가 지난해 말 기준 4조9409억원으로 증가한 것도 경영 성과가 아닌 외부 자본 수혈 덕분이다. 도로공사 주식 4조원 현물 출자, 주택도시기금 7000억원 지원, 신종자본증권 7000억원 발행 등 대규모 자본 확충이 없었다면 자본잠식 위기에 처했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1분기 지표는 희망적이나, 단기적 개선과 구조적 회복은 별개"라며 "외부 의존 없는 자체 수익구조 확보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HUG는 올해 1분기 개선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시장 안정화와 보증심사 강화 효과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HUG가 올해를 계기로 '보증사고-적자-외부수혈'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재정 회복기를 맞아 보증구조 개선과 리스크 분산을 위한 제도 정비가 이뤄져야만 진정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